[알쓸신법]"재산분할 포기하겠다"..이혼前 각서 효력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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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법]"재산분할 포기하겠다"..이혼前 각서 효력 있을까?
  • 임지혜 기자
  • 승인 2017.11.0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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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며칠 전 남편의 핸드폰을 우연히 보다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핸드폰을 들이밀며 추궁하자 결국 남편은 외도 사실을 인정했는데요. 문제는 남편의 외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 점입니다. 남편의 외도를 더는 참을 수 없어 이혼하려 합니다. 3년 전 남편이 외도 사실을 들켰을 때 '또 바람을 피우면 모든 재산을 포기하겠다'는 재산분할 포기 각서를 쓴 적이 있는데 법적 효력이 있나요?

A 민법상 재산분할이란 혼인 중에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공동재산을 청산, 분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혼인 중 작성하는 각서의 작성 경위 및 내용이 이혼을 전제로 부부 공동재산의 분배를 진지하게 약정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한다는 의미로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판례 또한 "협의 또는 심판에 따라 구체적 내용이 형성되기 이전에 작성한 (각서에 의한) 재산분할 청구권의 포기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는데요. 재판상 이혼은 물론이고 협의 이혼에서도 부부 일방이 이혼이 구체화되기 이전에 미리 작성한 재산분할포기 서면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등 법원의 판단은 점점 엄격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혼 전 작성한 '재산 관련 각서의 효력이 전혀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당사자가 이혼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공동재산에 대한 분배 비율, 청산가치 등을 구체적으로 합의해 그 사항을 미리 정한 경우, 약정의 효력이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또한 '바람을 또 피우면 모든 재산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은 비록 재산분할에 직접적인 효력을 가지지 않으나 이혼 과정에서 일방의 귀책사유(이혼에 이르게 된 사정, 혼인 파탄의 원인 제공을 누가 했는지)를 드러내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남편의 외도 등을 사유로 아내가 재판상 이혼을 청구한 경우 그 이혼의 성립 여부에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혼인 파탄의 책임을 물어 위자료 청구와 양육자 선정 등에 있어 유리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서 작성은 나름의 법적 의미가 존재합니다. 

도움말=윤문희 법무법인 상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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