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공포 잊게 하는 무통분만 안전할까..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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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공포 잊게 하는 무통분만 안전할까..당신의 선택은?
  • 임지혜 기자
  • 승인 2017.10.3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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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 스트레스 줄여 산후 우울증 위험도↓..분만 시간↑∙합병증 유발

일명 '무통 천국'이라 불리는 무통분만. 일생에 겪는 가장 큰 통증 중 하나라고 불리는 출산을 앞둔 임산부라면 꼭 하고 싶은 분만법이다. 

무통분만이란 척추 속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막인 경막 바깥쪽에 국소 마취제를 주사해 감각신경만 차단시키고 운동신경을 살리는 시술을 말한다. 지난해 제일병원이 발표한 '2015 무통분만 시행률' 통계에 따르면 자연 분만한 초산모 94%가 선택했을 정도로 임산부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무통분만은 왜 많은 임산부의 워너비 출산법이 됐을까. 출산을 위해선 자궁 경부가 열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 자궁은 규칙적으로 수축하고 그 과정에서 진통이 유발된다. 개인 차가 있겠지만 분만이 가까워질수록 진통은 더욱 심해지는데 이 과정에서 산모가 정신적, 신체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초산부의 경우 분만 자체를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불안과 긴장은 더 심해진다. 심장병이나 고혈압, 갑상선 질환 등이 있는 임산부에게 이 같은 고도의 스트레스는 더욱 위험할 수 있다. 또한 지나친 통증은 신체를 굳게 만들기 때문에 분만의 진행 자체를 방해할 수도 있다. 

무통분만은 진통 중 자궁 경부가 어느 정도 열리면 임산부의 의식을 유지하면서 통증을 경감시킨다. 고통을 벗어나 마치 천국에 있는 느낌을 주는 이유다. 더구나 전신마취가 아니기 때문에 산모가 어느 정도 힘을 줘 출산에 참여할 수 있다. 통증만 크게 감소할 뿐 아기가 나오는 분만 과정은 일반 자연분만과 다르지 않은 셈이다. 

무통분만으로 산모의 진통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줄어들면 태반 혈류가 정상화된다. 태아에게 가는 산소 공급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출생할 수 있다. 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무통분만을 통해 진통 강도를 낮춘 여성의 경우 산후 우울증 위험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산모가 무통 분만을 하고 싶다고 해서 모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혈압이나 혈액 응고 장애, 폐 고혈압, 대동맥 협착증 등을 앓고 있는 산모는 시술을 받을 수 없다. 

무통분만이 가능하다면 무조건 하는 게 이득일까. 동전의 양면처럼 무통분만도 단점이 있다. 자궁 수축과 분만에 대한 산모의 느낌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힘을 줄 때 효과적이지 못하다. 때문에 힘을 줘 태아를 낳는 시기인 '분만 2기'가 무통분만을 하지 않는 산모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 

경막외 마취(자료=보건복지부, 대한의학회)

그뿐만 아니라 옥시토신(자궁수축 호르몬)의 사용과 기계 분만, 제왕절개술의 빈도를 증가시킨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무통분만에서 쓰이는 주사는 마취제의 한 종류인 만큼 산모에게 저혈압, 가려움증, 경련, 방광 기능 부전, 발열, 요통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위험성도 존재한다. 

행여 마취제를 잘못 주사해 막을 뚫고 들어가거나 적정용량을 벗어나게 투여할 경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최근 일본에서 무통분만 이후 호흡곤란을 일으킨 산모가 제대로 응급조치를 받지 못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오사카, 교토, 효고 등에 위치한 5개 의료기관에서 무통분만 이후 모자가 사망하거나 장애를 얻은 중대 사고가 올해만 7건이나 발생했다.

무통분만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선택은 결국 산모 몫이다.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두고 가족,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분만법을 결정해야 한다. 특히 경막외 마취는 고도의 기술과 경험이 필요한 만큼 해당 병원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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