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식후 30분?...약에 맞는 복용법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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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식후 30분?...약에 맞는 복용법 따로 있다
  • 임성영 기자
  • 승인 2017.05.1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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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서 약을 지으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식후 30분에 드세요”다. 그렇다면 모든 약을 식후 30분에 먹어야 하는 걸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약의 종류와 특성에 따라 식전, 식후 등 복용 시간과 복용 방법 등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식후 30분에 먹는 건 잘못된 상식이라고 조언한다. 약을 먹을 때 가장 중요한 건 규칙적으로 정해진 양을 복용하는 것이다. 그래야 약의 효과는 커지고 부작용은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약 복용법인 하루 세번, 식후 30분은 약물에 의한 위장장애 부작용을 줄이는 동시에 약이 흡수돼 우리 몸 속에 일정하게 약물 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식사시간에 맞춰 규칙적으로 의약품을 복용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만약 식사를 거르더라도 위장 장애를 유발하는 약이 아니라면 정해진 시간에 맞춰 복용하는게 좋다.

약은 크게 식사 후, 식사 전, 취침 전에 복용하는 약으로 나뉜다. 식사 후에 먹는 약은 음식물이 있으면 약의 효과가 커지거나 섭취한 음식이 위점막을 보호해 속쓰림 등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르리스타트 성분의 비만치료제는 먹은 음식으로부터 지방성분이 흡수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약으로 약효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음식과 함께 먹거나 음식물이 흡수되는 식후 1시간 이내에 먹는 것을 권장한다. 이부프로펜, 디클로페낙 성분의 소염진통제와 철분제는 공복에 복용하면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식사 전에 먹는 약은 음식물이 약의 흡수를 방해하거나 약물이 체내에서 효능을 발휘하는 생화학 반응 과정(작용기전)에 따라 식사 전에 복용해야 약효가 잘 나타난다.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골다공증 치료제는 위에 음식물이 있으면 흡수가 잘 안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체내에서 잘 흡수되려면 식사 한시간 전에 복용하고, 복용할 때도 약이 식도에 붙어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충분한 물을 마시는게 바람직하다. 또 복용 후 일정 시간 동안 몸을 눕히지 않는 게 좋다.

수크랄페이트 성분의 위장약은 위장관 안에서 젤을 만들어 위점막을 보호하는 약으로 식사 전에 복용하면 식사 후 분비되는 위산과 음식물에 의한 자극으로부터 위 점막을 보호할 수 있다. 따라서 식사 1~2시간 전에 먹는 것을 권한다. 설포닐우레아계열의 당뇨병 치료제는 식사 전에 미리 복용하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비사코딜 성분의 변비약이나 재채기, 코막힘 등 알레르기성 비염치료에 사용하는 항히스타민제 등은 대표적으로 자기 전에 먹을 것을 권하는 약이다. 비사코딜 성분 등 변비약은 복용 후 7~8시간부터 효과가 나타나 자기 전에 먹으면 아침에 배변 효과를 볼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는 복용 후 졸음이 몰려와 운전을 하거나 기계를 조작할 때 사고를 낼 수 있어 자기 전에 복용하는게 좋다. 심바스타틴 성분의 고지혈증치료제는 체내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이 활발히 일어나는 저녁에 복용하길 권한다. 다만 심바스타틴보다 약효가 길게 나타나는 아트로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은 시간에 관계 없이 복용해도 된다. 

흡수가 음식물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 약도 있다.  암로디핀, 칸데사르탄 성분 등 고혈압치료제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식사와 관계없이 정해진 시간에 복용할 수 있지만 혈압이 주로 아침에 올라가는 걸 고려하면 아침에 먹는게 더 좋다.

약은 물과 함께 복용하는게 가장 바람직하다. 변비약은 우유와 함께 먹으면 대장에 닿기 전에 다 녹아버려 약효가 떨어지고 위를 자극해 복통을 일으킬 수 있다. 천식 환자들이 먹는 기관지 확장제 등은 커피나 홍차 등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와 함께 먹으면 안된다.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불안, 흥분, 심박수 증가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와 같은 알레르기 약은 산도가 높은 과일 주스와 함께 복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위 산도에 영향을 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 또한 속이 쓰릴 때 먹는 제산제도 산도가 높은 주스와 함께 먹으면 제산제에 함유된 알루미늄의 체내 흡수율을 높인다. 탄산 음료는 타닌 성분이 약물을 흡착해 약효를 떨어뜨리고 탄산가스가 위장벽을 자극해 위장병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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