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수다]경단녀, 육아vs재취업 갈림길.."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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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수다]경단녀, 육아vs재취업 갈림길.."산 넘어 산"
  • 임지혜 기자
  • 승인 2017.09.01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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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병행 고민..사회적 편견·보육시스템 부족도 '여전'

[편집자주]기자는 8살, 5살배기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요즘으로 치면 꽤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해 결혼과 육아에 대해 고민을 나누거나 조언을 구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막수다]는 친구들과 편하게 '결혼&육아'에 대해 마구 수다를 떨 수 있는 코너다. 숱한 고민과 선택 사이에서 ‘맨땅에 헤딩’하며 풀어나간 이야기를  통해  결혼과 육아에 지친 독자들이 엄마이자 여자로서 공감할 수 있고 남편들이 아내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휴식시간이 되길 바란다. 

‘아이가 좀 더 큰 다음에 사회생활을 하는 게 나을까’

수년 전 매일같이 수백 번 고민했던 문제다. 둘째 아이를 낳고 주변을 둘러보니 홀로 외딴섬에 갇혀 있었다. 사회생활을 하는 친구들과 달리 혼자 ‘집순이’가 된 나를 돌아보며 ‘내가 이러려고 대학에 갔나’ 자괴감까지 들었다. 

아기는 밤낮으로 울었고 큰 아이까지 돌보려니 몸이 백 개라도 부족했다. (남편과 어린이집의 도움이 없었다면 견뎌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아이가 걸어 다닐 때쯤 일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벌이 남편의 부담도 줄여주고 아이들 장난감 정도는 눈치 안 보고 사주고 싶었다. 무엇보다 누군가의 아내, 엄마가 아닌 ‘자신’을 찾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러나 막상 취업 시장 문 앞에 서니 아이들이 눈에 밟혔다. 

‘초등학교에 가면 엄마 손이 많이 필요하다는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엄마들이 많이 일을 그만둔다는 이야기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재취업에 도전하겠다고 마음을 먹기까지 수개월이 더 걸렸다. ‘한살이라도 어릴 때 일을 해야지’라는 결심과 함께 앞서 했던 고민이 시작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선 적당히 일하고 일찍 퇴근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했다. 출산 전에 하던 해온 일은 업무량이 많아 육아와 병행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0~12개월까지 받는 어린이집 0세반의 경우 정원은 적고 보육교사 손도 부족하다. 인기 있는 어린이집, 유치원 합격은 하늘에 별 따기란 점도 걱정이다.

그나마 재취업 1순위 조건인 ‘어린이집 등하원 시간 보장’이 되는 업무를 하기 위해선 이전의 경력이나 전공과 무관한 보조 업무나 파트타임을 고를 수밖에 없었다. 관할 시에서 경력단절 여성(이하 경단녀)의 취업을 지원해주는 서비스에도 가입 했는데 당시 연락 오는 곳은 키즈카페 아르바이트뿐이었다. (결국 나는 고민 끝에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일을 택했다.)

취업을 원한다고 해서 채용이 되는 것도 아니다. 다른 취업준비생과 마찬가지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결혼 여부를 두고선 멈칫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력서에 표시란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자기소개서에 기혼 사실을 적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기혼’이라는 점이 재취업에 발목을 잡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실제 면접을 보러 간 몇몇 회사는 내가 결혼생활과 육아를 업무와 병행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을 것인지 묻는 곳도 있었다. 

재취업 관문을 넘기까지는 산 넘어 산이었다. 어렵게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한 지금 돌이켜보면 당시엔 어린 자녀의 부모로서 당연한 고민이었다. 이제 아이들은 초등학교, 유치원을 다니면서 엄마가 회사에 다니는 상황에 익숙해졌다. 4년 전 엄마만 찾던 꼬맹이들이 아니다. 되레 요즘은 ‘아이들이 자라나 부모보다 친구를 더 찾는 시기가 왔을 때 내 일이 없다면 삶이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여전히 경단녀의 사회 복귀는 부족한 사회 인식, 보육시스템 등으로 인해 쉽지 않다. 하지만 재취업 의사가 있고 일하는 시간 동안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일단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여성가족부의 재취업 지원을 받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방문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전국에 150여 개의 센터가 있으며 직업상담, 직업교육훈련, 인턴십 지원, 취업 연계, 취업 후 사후관리 등을 해준다.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3만 명 늘어난 15만 명이 일자리를 구해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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