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이래도 드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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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이래도 드시겠습니까?
  • 임성영 기자
  • 승인 2017.07.1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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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맥도날드 매장. 이 매장은 쇼핑몰 안에 위치해 늘 계산대 앞에 길게 줄이 늘어서 있는데  '덜 익은 햄버거 패티 사건' 이후 손님이 뚝 끊겼다.

‘햄버거포비아(햄버거공포증)’

최근 4살 여아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신장기능의 90%를 잃었다고 주장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생겨난 신조어다. 햄버거에 대한 공포와 거부감이 확산되면서 평소 손님으로 북적이던 패스트푸드 매장은 한산한 느낌이 들 정도다. 검찰의 조사가 진행중인 데다 햄버거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일고 있어 이런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공포심 불러일으킨 ‘O157대장균·HUS’

이번 사건에서 피해 여자아이가 하루 10시간 동안 신장투석을 받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O157대장균’이다. 이 대장균에 감염된 환자 중 5% 내외는 △콩팥의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급성신부전증이나 △혈액을 응고시켜 지혈을 돕는 ‘혈소판’이 급격히 줄어드는 혈소판 감소증 △용혈성빈혈 등의 합병증을 동반한다. 이를 의학용어로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이라 하고 언론에서는 ‘햄버거병’이라고 부른다. 

O157대장균은 소고기 외에 우유, 채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감염되는데도 이런 명칭이 붙은 건 첫 감염자를 포함한 환자 대부분이 햄버거를 먹고 난 후 발병했기 때문이다. 지난 1982년 미국에서 햄버거를 먹은 사람들이 처음으로 집단 HUS 판정을 받았으며 이후로도 미국과 호주, 유럽 등에서 여러 차례 감염 사례가 있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 가족은 햄버거에 들어가는 덜 익은 패티가 발병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양상추와 양파, 토마토, 치즈 등 나머지 재료들은 제쳐둔 채 유독 ‘패티’를 콕 찍어 지목하는 데는 물론 이유가 있다.  

◇’수 십 마리 소’ 뒤섞인 햄버거 패티

패티는 햄버거의 맛은 더하고 가격은 낮출 수 있는 핵심 재료이지만 ‘질(質)’에 대한 의문이 끊이질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햄버거 원조 격인 미국에서는 갈아서 만든 고기 중 최하위 등급인 그라운드 비프(ground beef)를 패티의 원료로 사용한다. 그라운드 비프는 등심, 안심, 앞다리 등 살코기 덩어리를 빼고 남겨진 자투리 고기를 끌어모아 갈아서 만든다. 

그라운드비프를 만드는 미국의 한 공장에서 기계를 이용해 자투리 고기를 갈고 있다.

 그러다 보니 패티 한 장에 아주 많은 소의 살점이 섞이는 게 불가피하다. 지난 1998년 미국 콜로라도대학에서 조사한 결과 100g짜리 패티 한 장에 평균 55마리, 최대 1082마리의 소의 DNA가 검출됐다.

그라운드 비프 제조공장 한 곳의 하루 생산량은 400톤이나 되는 만큼 미국산은 물론 남미와 호주 등 세계 각국에서 자투리 고기를 가져오는데 이 과정에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도축장의 살코기가 끼어 들어가는 경우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실제 미국에선 여러 차례 패티를 리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2007년 거대 식품업체인 톱스미트(Topps Meat)는 8개주에서 12명이 넘는 소비자들이 해당 패티를 먹고 대장균에 감염됐다며 9843톤의 햄버거 패티를 리콜했다. 같은 해 유나이티드푸드그룹은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등 11개 주에 유통된 2722톤의 다진 쇠고기를 회수 조치했다.

물론 대장균에 오염됐더라도 고기를 충분히 익힌다면 인체엔 해가 없다. 하지만 간 고기는 고기 알갱이 사이에 산소가 끼어 있어 덩어리 고기에 비해 속까지 충분히 열이 전달되기 힘들다. 즉, ‘제대로’ 익히기 어렵다. 같은 조건에서 익혔음에도 일반 스테이크보다 햄버그스테이크가 겉은 더 많이 타는 반면 속은 익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크푸드’ 햄버거, 몸을 망친다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에도 햄버거는 대표적인 ‘정크(쓰레기)푸드’로 꼽힐 만큼 몸에 안 좋은 음식이었다. 열량이 너무 높아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데다 나트륨과 지방의 함유량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 반면 필수영양소인 비타민과 무기질은 거의 없어 심각한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출처=각 사 홈페이지

국내 주요 패스트푸드업체 3사인 맥도날드와 버거킹, 롯데리아에서 판매하는 햄버거의 영양성분표를 조사한 결과 햄버거 1개의 평균 열량은 500kcal를 훌쩍 넘는다. 또한 나트륨 함유량은 1일 권장량(2000mg)의 40%를 웃돌고, 포화지방은 1일 권장량(15g)의 70%나 된다. 여기에 세트메뉴를 시켜 프렌치프라이와 콜라까지 먹으면 나트륨과 포화지방, 당류의 1일 권장량에 육박한다. 

고열량·고나트륨·고지방 ‘3종 세트’는 건강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실제 지난 2004년 미국 영화감독 모건 스펄록은 한 달 동안 맥도날드에서 판매하는 햄버거와 사이드 메뉴 등으로 삼시 세끼를 먹은 후 자신의 몸에 생기는 변화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그러자 급격하게 몸무게가 늘어난 것은 물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지방간이 생기는 등 건강에 위험신호가 왔다. 무기력증과 우울증이 나타나는 등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졌다. 전문가들은 그에게 “이대로 가다간 죽을 지도 모른다”고 경고했고, 결국 한 달 만에 실험을 강제 종료했다. 

물론 극단적인 설정이었지만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는 청소년들의 식습관을 떠올리면 그냥 흘려 들을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도 먹고 싶다면 직접 해 먹는 게 바람직”

햄버거에 들어간 방부제 등 식품첨가물도 문제다. 지난 2013년 한 언론은 석 달이 지나도 썩지 않는 한 패스트푸드 업체의 햄버거를 공개해 많은 사람을 경악케 하기도 했다. 햄버거에는 소르빈산칼륨, 안식향산나트륨 등의 보존료와 각종 색소, 향료 등 약 32가지나 되는 식품첨가물이 들어가 있는데 이들은 아토피 등 피부 질환과 생식기능 장애, 심지어 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패스트푸드 햄버거는 위생과 영양, 그리고 질병 발병 위험성 등을 모두 따졌을 때 ‘절대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이라 할 만하다. 전 세계 패스트푸드업체의 매출이 예전만 못한 것도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

그런데도 햄버거가 너무 먹고 싶다면 덩어리 고기를 구매한 후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게 건강에 훨씬 낫다. 고기를 갈아서 패티를 준비하고 깨끗이 씻은 채소를 듬뿍 넣어 만든 다음 무기질과 비타민을 보충할 수 있는 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충분한 건강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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