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비중 40%로 확대?..학부모 '이제 와서 무슨 vs 지금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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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비중 40%로 확대?..학부모 '이제 와서 무슨 vs 지금이라도'
  • 임성영 기자
  • 승인 2019.10.2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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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비중 확대'를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출처=대한민국 청와대 유튜브 캡처)

대통령의 '정시 비중 상향' 한 마디에 교육계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치를 2022년도 대입부터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이 40%대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 교육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인데요. 청와대가 무분별한 추측을 자제하기 위해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모습입니다. 

다수의 학부모들은 대입 제도가 다시 공정성을 되찾게 됐다며 정시 비중 확대를 반기는 분위기인데요. 일각에서는 교육이 정치에 종속됨에 따른 피해를 학생들이 오롯이 떠안는 게 아니냐는 날 선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국회 시정연설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출처=대한민국 청와대 유튜브 캡처)

◇돌고 돌아 결국 '정시'..현재 고1 치르는 2022년 대입·주요 대학 한해 적용할  듯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여러 차례에 걸쳐 '정시 확대' 가능성을 일축해 온 것과 상반된 입장으로 교육계가 술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여야 정치권 역시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정시 확대를 밀어붙이고 나섰습니다. 여당에서는 "대입 정시 선발 비중을 50% 이상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고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대입에서 정시 선발 50% 이상을 추진하는 것을 당론으로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문 대통령이 정확한 정시 확대 비율을 제시한 건 아닙니다. 교육부는 이를 강조하면서 "대통령의 발언은 50% 이상, 100% 이상처럼 일률적인 확대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고요. 청와대 관계자 역시 "정해진 것은 아직 없다"며 "앞으로 논의가 계속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이미 교육계 안팎에서는 주요 대학에 한해 정시 위주 전형을 40% 이상 확대 적용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지난해 교육부가 각 대학에 정시 위주 전형의 비중을 30% 이상 확대할 것을 권고한 바 있어 이보다는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고요. 또 이미 2021년 대입 전형은 각 대학이 발표를 한 만큼 첫 적용 시기는 2022년이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올해 치러지는 2020년 대입 전형 기준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평균 정시 비중이 27.5%인 것을 고려하면 2년 만에 12.5%포인트나 높아지는 것이죠.

최근 열린 한 입시 설명회에서 입시 학원 원장의 강의를 집중해 듣고 있는 학부모들의 모습.

◇부모들 대체로 "대입 공정화 되찾는 정시 비중 확대 환영"  

최근 여론조사와 마찬가지로 많은 학부모들은 정시 비중 확대를 환영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자녀의 나이가 어릴수록 더욱 반기는 모습인데요.

지난달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대입에서 '정시가 바람직하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53.2%를 차지해 '수시가 바람직하다'는 응답률(22.5%)의 2배 이상이었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기초인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던 가운데 올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부정 입학'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입 수시 학종의 공정성이 상당한 타격을 입은 탓으로 보입니다.

중학교 1학년 아이를 둔 김의철(47세) 씨는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대입에 관심을 두고 살펴봤는데 현재의 학종은 '그 누구도 답을 모르는 깜깜이 전형'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확실히 갖춰지지 않은 입시 제도는 제대로 된 인재를 가리기 어려운 건 물론 비리가 생겨날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자녀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최한철(50세) 씨 역시 "솔직히 주변에 글로벌 전형 등으로 스카이(SKY, 서울대·고려대·연세대의 영문 첫 이니셜을 조합한 단어)에 들어갔다는 학생들을 보면 과연 그 정도로 뛰어난 인재인지 의문"이라며 "그럴거면 아예 누구에게나 다 똑같이 적용되는 시험으로 줄을 세워 입학 시키는 게 가장 공정하면서도 정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학생들의 생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인데요. 내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김민재 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까지 고등학교 선행 학습을 다 해야 고등학교 때는 학생부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컸다"며 "오히려 수능만 준비하는 게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미래 인재 양성과는 동떨어진 퇴보" 의견도..학생들 "매년 바뀌는 교육정책 안 믿어" 

하지만 일각에선 그렇지 않아도 선진국보다 뒤떨어진 교육 정책이 퇴보함에 따라 미래 인재 양성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제기됩니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아이들의 인생이 걸린 교육정책이 또다시 뒤집히는 현실을 개탄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준모(38세) 씨는 "세상이 너무나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과거의 입시 제도로 돌아가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라면서 "창의력과 다양한 사고가 필요한 미래 시대에 문제 풀이만 집중한 아이들이 과연 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가장 울분을 터뜨리는 건 이번 정시 비중 확대가 처음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과 이들의 학부모들입니다. 몇 년 사이 입시제도가 여러 번 바뀐 탓에 '대입은 자포자기한 상태'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관련기사 1년만에 대입개편?..'뒤죽박죽' 교육정책에 중3은 웁니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 아이를 둔 최하나(43세) 씨는 "백년지대계라는 교육 정책이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나라가 대체 어디 있냐"며 "정치적 이익에 아이들의 인생이 저당 잡히는 행태는 제발 사라져야 한다"며 쓴소리를 내뱉었습니다.  

서울 광진구의 한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김민지 학생은 "대학 입시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선 이미 자포자기 했다"면서 "열심히 하고 운이 따라 준다면 잘 되겠지 한지 오래"라고 푸념했습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5일 교육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할 예정인데요. 문 대통령이 교육만을 주제로 장관들을 불러 회의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자리에서 정시 비중 확대를 포함한 대입제도 개편 전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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