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Why]콜레스테롤 치료약, 효능ㆍ안전성 다 갖췄나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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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Why]콜레스테롤 치료약, 효능ㆍ안전성 다 갖췄나②
  • 임성영 기자
  • 승인 2017.06.2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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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률 낮추는데 효과 제한적..제약사-의학계 '유착' 가능성

그렇다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 복용하는 약의 효능은 어떨까. 다양한 연구 분석 결과 이 약들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에는 효과를 발휘하지만 사망률을 낮추는 것과는 특별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부작용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스타틴계 약물 효과 미미”

캐나다의 의료정보 제공 단체인 ‘치료선도협회(Therapeutics)는 심혈관질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스타틴계 약(2000년대 이후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고 있는 고지혈증 치료제)을 복용했을 때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5건의 연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약 복용을 통해 심혈관계 건강지표, 즉 심근경색(심장발작)이나 뇌졸중 발생율은 총 1.4% 감소하는데 그쳤다. 게다가 다른 요인으로 인한 사망자는 오히려 늘어 결국 약을 복용이 사망률을 낮추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존 에이브람슨 하버드 의대 교수는 최근 국제의학학술지 ‘랜싯’에 “30세에서 69세 사이 고위험군 남성의 경우 치료가 필요한 50명의 환자가 5년간 약물 치료를 받으면 질병을 1건 예방할 수 있다”며 “약으로 콜레스테롤을 낮출 수는 있지만 건강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출처=http://people.csail.mit.edu/seneff/why_statins_dont_really_work.html


이들은 특히 스타틴계 약 복용에 따른 인지기능 저하를 가장 염려한다. 콜레스테롤은 뇌와 전신 근육에 각각 25%, 혈액에 10%, 나머지 40%는 그 외 장기에 나누어 분포한다. 약이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 떨어뜨리면 가장 분포도가 높은 뇌 기능을 떨어뜨려 인지기능에 장애를 일으킨다. 실제로 약 복용 후 기억상실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심장 건강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코엔자임큐텐( CoQ10)을 고갈시키는 것에 대한 우려도 크다.  CoQ10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안에서 에너지를 생성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하며 모든 살아있는 포유류에게 필수적인 영양소다. 심부전학회지(Journal of Cardiac Failure)에 게재된 한 연구에선 콜레스테롤이 줄어들면서 심장 기능 상실로 인한 사망률이 현저히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엔 스타틴계 약물이 당뇨병과 각종 암을 유발하는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아주대병원 연구팀은 스타틴을 복용한 사람 8200여 명과 복용하지 않은 3만3000여 명을 10년간 관찰한 수치를 비교 · 분석한 결과 스타틴을 복용한 환자들이 복용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당뇨병이 새로 생길 위험이 1.87배 높다고 밝혔다.

물론 스타틴계 약물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전문가들도 무조건 투여를 하지 말자는 건 아니다. 관상동맥질환 진단을 받은 60세 이하 중년 남성에 대해선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처방하는 것이 더 효과가 있다고 본다. 다만 대부분의 노인과 여성, 특히 신체의 모든 부분이 성장하고 있는 어린아이에게는 절대 처방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스티븐 시나트라 코네티컷 의과대학 부교수는 “관상동맥질환 위험군에 속한 환자, 특히 염증 반응에 대한 지표가 좋지 않은 환자는 스타틴계 약물이 현재로선 좋은 선택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건강한 사람이라면 약효가 강력하면서도 부작용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이 약을 장기간 과용해야 할 근거를 전혀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더 강화된 스타틴 치료 지침

미국예방서비스태스크포스(USPSTF)는 지난해 말 8년 만에 개정한 스타틴 치료 지침을 통해 이전 권고보다 스타틴 치료가 필요한 대상 범위를 넓혔다. 그 이유에 대해선 1차적인 심혈관계 질환 발병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다른 나라에서도 여전히 스타틴 처방을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 스타틴 치료 지침도 미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건강한 성인이라도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고 간주되면 ‘예방’차원에서 스타틴계 약물을 처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이 심혈관계질환과 사망을 막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강력한 반론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의 지침이 뒤바뀌지 않는 데는 수 십 년간 이어져온 ‘제약회사와 의학계’의 유착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스타틴계 약물의 국내 시장 규모는 연간 7000억~8000억원대다. 우리나라에선 매년 150만명 정도가 고지혈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고지혈증 환자 10명 중 8~9명이 스타틴계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따지면 약 수십~수백조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실시된 많은 연구들이 콜레스테롤 수치와 심혈관계질환 발생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연구 대부분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을 만드는 제약회사 등에서 연구비를 지원하는 경우였다.

시나트라 부교수는 “제약회사에서는 주로 연구 결과 약물의 부작용은 감추고 긍정적인 작용만 내세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정윤섭 원장도 “콜레스테롤과 심혈관질환 발병 가설을 번복하지 않는 이유에는 고지혈증 약을 계속 처방할 근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스타틴계 약물 복용 지침 '완화 vs 강화' 팽팽 

콜레스테롤은 무조건 유해하지 않으며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의 원인이 아니라는 점에는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이 심혈관질환의 원인이며,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스타틴계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지난해 말 개정된 스타틴계 약물에 대한 새로운 지침에 대해 리타 레드버그 미 캘리포니아의대 교수는”이번 치료 지침에서는 체계적이거나 엄격하게 선정한 데이터가 없어 약물 위험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며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한 스타틴 치료 전략은 위험 대비 절대적인 효과가 크지 않다”고 미국의사협회 저널에서 밝혔다. 

그는 이어 “건강한 사람이 스타틴을 복용하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며 “스타틴 치료군이 비치료군보다 더 비만해지고 덜 움직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앤마리 나바 미 듀크의대 교수는 같은 저널에서 “이번 치료지침에서 스타틴 치료를 결정하는데 콜레스테롤 수치를 크게 다루지 않았다”면서 “실제 임상에선 콜레스테롤 수치도 고려했을 때 환자들이 더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더욱 적극적인 스타틴 치료가 장기적으로 더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속속 밝혀지는 새로운 사실

엇갈린 연구 결과와 전문가들의 주장 속에서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쉽지 않다. 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은 60여년 전에 나온 ‘가설’에서 시작됐고, 이후 60년 동안 가설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며 콜레스테롤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이 더 많이 밝혀지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미 많은 과학자들이 콜레스테롤이 섭취하는 음식과 상관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처음 가설을 내세웠던 안셀 키즈 박사 까지도 말이다.  지난 1997년 키즈 박사는 "음식에 포함된 콜레스테롤과 혈중 콜레스테롤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콜레스테롤 섭취는 닭이나 토끼가 아니라면 전혀 중요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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