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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난임일기]잡힐 듯 잡히지 않는 너

#18. 수치는 나왔는데..

시험관아기 시술 배아 이식 8일 차. 임신테스트기(이하 임테기)의 유혹에 빠지고 말았다. 다소 이르긴 하지만 임테기를 해봤더니 희미한 두 줄이 보였다. 한참 째려봤더니 안 보이던 줄이 생겼나? 두 줄이 너무 보고 싶어서 헛것이 보이는 걸까?(☞관련기사 [좌충우돌 난임일기]임테기 두 줄, 제 눈에만 보이나요?)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배아 이식 후 너무 빨리 임테기를 하면 난포주사(난자 채취 전 난포를 터트리는 주사)의 영향으로 두 줄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 임테기의 시약선이 보이는 걸 두 줄로 착각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임신이 아니라면 흐릿한 선이라도 절! 대! 보이지 않는다는 걸 나는 이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행복회로를 돌리기 시작했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더니. 임테기를 하고 나서도 임신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고 궁금증만 커졌다. 그리고 임신에 대한 기대감은 훨씬 더 커졌다. 그래. 확률적으로 이제 될 때도 됐다. 처음 시험관 시술을 하고 임신 실패를 알았을 때 '세 번 안에는 되지 않겠느냐'며 남편이랑 서로 위로했는데 이렇게 세 번째에 희망을 보는구나.

임테기는 한꺼번에 같은 제품을 여러 개 사는 걸 추천한다. 그래야 선이 진해지는지 비교하기 좋다.

이제 피검사(혈액 내 임신호르몬 수치를 통해 임신 여부를 확인한다) 날까지 임테기는 절대 하지 말아야지! 그런데 평소엔 보이지도 않던 약국이 왜 이리 가는 곳마다 있는지.. 나는 또다시 임테기를 손에 쥐었다. 이식 10일 차. 선은 여전히 흐리지만 그래도 두 줄이 보였다.

임신의 징조가 아니라면 이렇게 두 번이나 연속으로 임테기 두 줄이 나올 순 없겠지? 그런데 왜 이렇게 확 진해지지 않는 거야. 다른 제품을 써서 그런가? 임테기가 불량인가? 임테기는 안 하는 게 정신 건강엔 더 좋은 것 같지만 이왕 한다면 한꺼번에 같은 제품을 여러 개 사는 걸 추천한다. 매번 다른 제품을 사용하면 선이 진해지는지 비교하기 어렵다.

일에 집중하다가도 문득 한 번씩 임테기 생각이 나면 속이 타들어 갔다. 시간은 더디게 흘러 드디어 병원 가는 날. 1차 피검사 수치는 20이었다. 임테기의 연한 두 줄에서 느꼈던 대로 낮은 수치가 나왔다. 그래도 세 번의 이식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였다. 안정적인 임신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낮은 수치에서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하루에 두 배씩 잘 오르기만 한다면 임신 가능성이 있다.

2차 피검사를 하루 앞두고 하혈이 비쳤다. 급히 병원을 찾았다.

"선생님 어떻게 된 거죠? 저 테스트기에서 처음으로 두 줄 봤는데 갑자기 피가 나요.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요. 반착검사, 습유검사, NK검사 등 더 심화적인 난임검사가 있다는데 그런 걸 받아봐야 할까요?"

이번에도 임신 실패라는 직감이 왔다. 의사선생님과 상담을 하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차오르는 걸 느꼈다.

ID 천천히가자  olivenote@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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