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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난임일기]한약 먹으면 정말 임신될까

#16. 양방과 한방 사이

"OO이 한약 먹고 임신했대~"

주변에서 한약을 먹고 임신에 성공했다는 사례를 자주 듣게 된다. 난임병원에 다니기 전에는 전혀 귀 기울여 듣지 않았던 얘기다. 그런데 시험관 배아 이식을 세 번이나 하고 원인을 모른 채 계속해서 임신에 실패하게 되자 '나도 한약을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었다. 바로 난임병원에서 주치의와 상담했던 내용이었다.

의사 선생님에게 한약을 먹어도 괜찮은지 물었더니 단호한 눈빛으로 "시술 중에는 한약을 절대 먹지 말라"고 했다. 한약에 사용하는 약재들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난임에 도움이 된다는 효과도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배아 등급이 낮아도 임신할 수 있다', '난임병원에 다니면서 충분히 회사 다닐 수 있다', '이식 후에 누워만 있지 않아도 된다', '걷기 싫으면 걷지 않아도 된다'(난임 여성들 사이에서 걷기 운동은 배아 착상이 잘 되도록 자궁 내막을 키워준다고 알려져 있다) 등 질문할 때마다 내 고정관념을 깨고 긍정적으로 답해주던 의사 선생님이었는데 말이다.

최근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한방난임치료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전국 22개 기초자치단체에서 한의약 난임치료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조례 제·개정을 마쳤다. 특히 최근 한방난임치료 지원 사업을 시작한 경기도 광명시는 매년 난임 여성 30명을 선정해 한방 치료 비용으로 무려 180만원을 지원한다.

실제로 한약 등 한방난임치료가 난임에 도움이 될까? 의사 선생님의 말처럼 임신 성공률 등 객관적인 수치는 한방에 유리해 보이지는 않는다. 바른의료연구소가 2009~2016년 전국 25개 지자체의 한방난임사업을 분석한 결과, 평균 임신 성공률은 14%에 불과했다. 이는 난임 부부의 자연임신 성공률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양방의 주장이다.

한의원에서는 자율신경기능검사와 심혈관질환검사를 진행한 뒤 의사 선생님이 진맥을 짚었다.

그래도 나는 양방 시술을 잠시 쉬기로 결정한 김에 한의원을 방문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 이런 걸까. 6개월여 동안 쉼 없이 시도했던 양방 시술로 몸이 지쳤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진맥을 짚는 게 전부일 줄 알았던 한의원에서는 생각보다 다양한 검사(?)가 진행됐다. 한약이 임신 성공에 도움이 될지는 아직 반신반의지만 만약 한약을 먹은 뒤 임신에 성공한다면 한방의 열혈지지자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ID 천천히가자  olivenote@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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