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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법 시즌2]엄마들 단톡방 뒷담화, 명예훼손 처벌될까?

Q 7살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4년 전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같은 반 아이 엄마 A씨와 친해졌어요. 최근 제가 회사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A씨와 이전보다 잘 만나지 못하게 됐는데요. 그런데 얼마 전 A씨가 동네 엄마들에게 제 뒷담화를 하고 다닌다는 걸 알게 됐어요.

친한 동네 언니가 저에 대해 사실이 아닌 이야기가 떠도는 것 같다며 몇몇 동네 엄마들이 속해있는 '카카오톡 단체방'(이하 단톡방) 캡처 이미지를 보여줬거든요. 내용을 보니 A씨가 저를 두고 '돼지 같은 X' '얻어만 먹는 거지 X' 등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했더라고요. 개인적인 이야기에 거짓말까지 더해 소문을 내기도 했고요. 저뿐만 아니라 제 가족들을 향해 막말한 대화 내용을 보니 모욕감에 가만있을 수가 없네요. 이런 경우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있나요?

A 나도 모르게 사람들의 입에 안 좋게 오르내린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면 억울하고 화가 날 수밖에 없을 겁니다. 특히 사실이 아닌 이야기가 진짜인 것처럼 일파만파 퍼졌다면 더욱 참기 힘들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A씨를 모욕죄 또는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욕죄와 명예훼손죄가 무엇인지부터 짚어볼게요. 얼핏 보면 유사해 보이지만 사실 조금 차이가 있거든요.

모욕죄는 타인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이 아니라 욕설, 비속어, 그 외 수치심을 주는 단어로 비난해 불특정한 사람들에게 공개함으로 타인에게 수치심을 주는 것을 말하지만, 명예훼손죄는 타인에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악질 정보(구체적 사실 적시)를 공개하여 수치심을 주는 것을 의미해요.

명예훼손의 '사실 적시'란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또는 진술을 의미하며 그 표현 내용이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을 말하는데요.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7도1220 판결)

따라서 A씨가 질문자를 두고 '돼지 같은 X' '얻어만 먹는 거지 X'라고 표현한 부분은 구체적 사실의 적시라기보다는 추상적 판단, 경멸적 감정의 표현에 가까우므로 모욕죄에 해당해요.

A씨가 개인적 이야기에 거짓말을 더해 소문을 냈다면, 그 개인적인 이야기가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에 해당할 때 명예훼손죄가 성립되죠. 만일 거짓말이 더해진다면 허위사실유포 명예훼손죄에 해당해요. 허위사실의 경우 가중처벌된다는 점 참고하세요.

질문자가 가지고 있는 단톡방 캡처본은 매우 유용한 증거가 될 것으로 보여요. 다른 증거가 없더라도 범죄 사실을 입증하기에 캡처본이면 충분합니다.

명예훼손죄는 형법과 정보통신망법에 규정돼 있으며, 카카오톡을 이용한 명예훼손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말로 명예훼손을 한 경우에는 형법이 적용되고 인터넷을 이용하면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되는 것이죠.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길 거에요. 과연 단톡방이 아닌 1대 1 카톡(A씨와 제 3자)에서 나온 뒷담화 내용을 질문자가 우연히 알게 된 상황이라면 과연 A씨에게 모욕죄 또는 명예훼손죄가 성립될까요?

이태현 법무법인 해우 변호사는 "제 3자에게만 전파됐다 하더라도 그로부터 여러 사람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면 실제 전파가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연성이 인정되면 명예훼손죄 또는 모욕죄가 성립되기 때문인데요.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해요. 대법원은 비록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게 사실을 유포했다고 하더라도 여러 사람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고 있어요. 이와 달리 전파 가능성이 없다면 특정한 사람에 대한 사실의 유포는 공연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2000. 5. 16. 선고 99도5622 판결)

실제 대법원 판례 중 남편과 이혼소송 중인 아내가 남편의 친구에게 남편의 명예를 훼손하는 문구가 담긴 서신을 보낸 경우를 두고 남편친구와 남편과의 관계를 고려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없어 공연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 2000.02.11. 선고 99도4579 판결)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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