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난임일기]왜 병원 다니는 걸 숨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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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난임일기]왜 병원 다니는 걸 숨기나요?
  • 김지영 기자
  • 승인 2019.09.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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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알리는 두 줄을 보기가 왜 이리 힘든 걸까.

#11. 명절이 싫어요

추석이 다가온다. 이번 명절에도 '아이는 언제 갖느냐'는 얘기가 나올까? 벌써 걱정이다.

사실 내 경우엔 시어머니보다 친정엄마가 더 아이를 재촉하는 편이다. 얼마 전 나와 통화를 하던 엄마는 불쑥 "네 친척 언니 누구는 시험관으로 쌍둥이를 임신했다더라. 너는 아직 소식 없니?" 하고 물었다. 순간 울컥해서 '엄마, 나 실은 시험관 시술을 몇 번이나 했는데 잘 안 됐어'라고 말할 뻔했다.

난임병원에 처음 방문한 뒤 남편과 약속한 게 하나 있다. 양가 부모님께 난임병원에 다닌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 거였다. 부모님께 괜한 걱정을 안겨 드리고 싶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그냥 '병원에 다니나 보다' 하고 신경을 안 써 주신다면 좋겠지만 어디 사람 마음이 그렇게 되나. 병원에 다니는 것을 알게 되면 무슨 문제가 있어서 임신이 안 되는지 궁금해하실 뿐만 아니라 시술 결과도 매번 기대하실 텐데 그때마다 우리의 상황을 전해야 하는 나로서는 매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동결배아 이식 후 지갑 속에 넣어둔 배아 사진.

#12. 다시 시작이다

1차 시험관 시술이 임신 실패로 종료된 후 나는 곧바로 다음 배란일에 맞춰 두 번째 이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주사를 맞는 과배란 과정이 없어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컨디션이 아주 좋았다.

난자를 채취하지 않고도 이식이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동결배아(냉동배아)'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험관 시술에는 신선배아 이식과 동결배아 이식이 있다. 일반적으로 난자, 정자는 채취된 날 바로 수정이 이뤄진다. 수정 3~5일 후 여성의 몸에 이식하게 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의 몸 상태다.

이식하는데 무리가 없다면 '신선배아'를, 과배란으로 인해 복수가 찼거나 찰 염려가 있다면 배아를 냉동 상태로 얼려 '동결배아'로 만든 뒤 여성의 몸 상태가 좋아졌을 때 이를 해동시켜 이식한다. 

한 번에 이식할 수 있는 난자의 개수가 1~3개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수정이 잘 된 남은 배아들은 냉동한다. (채취된 난자 수가 아무리 많아도 동결배아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난자 채취를 한 여성들은 임신 성공만큼이나 동결배아가 나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식은 시술도 간단한 데다 한 번 경험해봐서 그런지 긴장감 없이 편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이번에는 잘 되겠지?' 병원에서 준 배아 사진을 마치 부적처럼 지갑 속에 넣어서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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