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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못 만들어줘서 미안"..조국 딸 특혜 의혹에 엄마가 뿔났다
수학학력평가장에서 시험 전 긴장한 아이를 챙기는 엄마의 모습입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그 가족 관련 의혹이 연일 뜨거운 감자입니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저희 집 여론까지 여러 갈래로 분열시켰는데요. '장관 임명을 앞두고 확인되지 않은 의혹만 쏟아지고 있다'는 의견을 내는 사람이 있고 '법적으론 문제가 전혀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제 동생과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제 시각(엄마 입장)은 좀 다릅니다.

지금 젊은 세대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진학과 취업(심지어 연애와 결혼까지) 등의 문제는 풀리지 않는 난제입니다. 경쟁의 강도는 더 치열해지고 그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있죠. 대학 입시를 위해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계획을 세우는 집도 많다고 하니까요.

먼저 왜 조 후보자 딸 의혹이 문제가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조 후보자의 딸은 고교 시절 2주가량 인턴을 한 뒤 확장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E)급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됐습니다. 당시 이 논문의 책임저자인 교수의 아들과 조 후보자의 딸은 한영외고 동문인 것으로 확인됐죠. 특히 해당 논문이 고려대 입시에 부정하게 활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입니다. 현실판 SKY캐슬(대학 입시 실태와 상류층의 교육열을 풍자한 JTBC 드라마)을 보는 것 같죠?

이뿐만 아니라 조 후보자의 딸은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입학한 뒤 2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수십 억원대 자산가인 조 후보자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일 때입니다.

장학금을 받은 조 씨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에 지원했고 합격 다음 날 학교를 그만 둬 먹튀 논란까지 일었는데요. 의전원에서는 유급을 받았음에도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기까지 했죠. 사실 장학금 이력 역시 스펙 쌓기다 보니 황금 스펙이라는 말이 나올만 하지요? 물론 지금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아직 수사 중인 사안입니다.

지난 2월 국민청원 답변 중인 당시 조국 민정수석 모습(출처=대한민국 청와대 유튜브 캡쳐)

대학교 4학년인 김영준(26세) 씨는 "힘든 가정 형편에도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갔고 군대 전역 후 최선을 다해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 정도 노력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조 후보자 딸에 대한 뉴스를 보고 배신감과 허탈감, 박탈감이 들었다"고 푸념했습니다. 심지어 "(이전 정권과 다르다고 생각했는데)정유라 사태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도 했죠.

스펙 한 줄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청년들 입장에선 해당 의혹들을 지켜보며 조 후보자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게 어쩌면 당연합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기득권층이 자신의 자식을 챙기기 위해 입시제도와 장학금 제도를 교묘하게 이용해 불공정한 경쟁을 하도록 한 셈이니까요. 대학생들이 거리로 촛불을 들고나오는 이유를 진영 논리로만 바라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녀를 바라보는 엄마도 같은 마음입니다. 엄마들이 주로 활동하는 맘카페에서도 연일 조 후보자 딸 사태로 시끌시끌한데요. 20대 대학생 자녀를 둔 장정숙(60세) 씨는 "우리 아이는 밤새 공부해 대학에 갔는데 누군가는 부모의 인맥과 권력으로 손쉽게 대학에 진학했다고 생각하니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8일 치뤄진 수학학력평가. 많은 부모가 시험을 마치고 나올 아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이연경(50세) 씨는 "돈 있고 빽 있으면 누구나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아이들에게 왜 나는 그런 스펙을 해주지 못했을까 씁쓸하고 한편으론 미안하다"고 한탄했습니다.

실제 이 같은 민심은 여론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조사해 발표한 국정수행 지지율 조사 결과(8월 3주차)에 따르면 20대(부정평가 52.7%), 가정주부(부정평가 61.1%) 계층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불법은 아니다'라고 항변해 왔습니다. 다만 "아이 문제에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음을 인정한다"며 자녀들의 입시 논란과 관련해 유감의 뜻을 밝혔죠. 아이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이 부분도 참 씁쓸합니다.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 아래에서 그의 딸은 남들이 최선을 다해도 쥐기 힘든 '화려한 스펙'을 손에 넣었으니까요.

조 후보자가 과거 자신의 SNS를 통해 "모두가 용이 될 수 없으며, 또한 그럴 필요도 없다"면서 "더 중요한 것은 용이 되어 구름 위로 날아오르지 않아도,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었는데요. 과연 누구를 위한 말이었을까요?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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