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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난임일기]돈 없으면 아기도 못 갖겠네
난임시술을 진행하면서 진료비 계산서가 점점 쌓여간다. 배양, 이식비로 85만원을 결제했던 날 난 내 눈을 의심했다.

#9. 난임시술 비용

난임시술을 한다고 하면 꼭 받는 질문이 있다. "돈 얼마나 들어요?"

사람들은 난임시술의 비용을 가장 궁금해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나는 난임시술을 처음 시작할 때 돈에 대한 걱정을 조금도 하지 않았다. 돈이 많아서? (그랬으면 정말 좋겠지만) 아니다.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꼭 아이를 갖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렇게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들 줄 몰랐다.

그런데 지난달 카드 명세서를 보면서 속이 꽉 막힌 듯 답답해졌다. '이번 달 카드 값은 정말 역대급이네.'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도 아니고, 다른 달에 비해 외식도 확 줄인 것 같은데.. 도대체 돈을 어디에 쓴 거지? 카드값의 상당 부분은 난임시술과 관련된 비용이었다.

뒤늦게 눈에 불을 켜고 따져보니 한 병원에서 7개월 동안 쓴 돈만 500만원을 훌쩍 넘었다.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약과 주사의 양이 달라지겠지만 어림잡아 인공수정의 경우 1회당 50만원 이내, 체외수정(시험관아기 시술)은 200만~300만원 정도 든다. 특히 내가 진행하고 있는 체외수정의 경우 시술 단계별로 따져보면 난포를 키우고 난자를 채취하기까지 100만~130만원, 난자와 정자를 수정시키고 그 배아를 이식하는데 50만~80만원, 남은 배아를 냉동시킬 경우 40만~70만원이 든다.

난임시술 비용을 넓게 보자면 각종 약제비와 영양제 값도 무시할 수 없다.(아침 공복, 식전, 식후에 꼬박꼬박 약과 영양제를 챙겨 먹다 보면 영양제만 먹어도 배가 부르겠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지경이다.) 홍삼, 소고기, 추어탕, 아보카도, 포도즙, 두유 등 임신에 도움이 된다는 각종 음식까지 챙겨 먹으려면 그 비용도 상당하다.

난임시술을 진행하면서 챙겨 먹는 각종 영양제들

#10. 아쉬운 정부 지원

한두 번의 시술로 짠~ 하고 아이가 생긴다면 이깟 비용쯤이야 아무것도 아닐 텐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인공수정과 체외수정의 임신 성공률이 20~40%밖에 되지 않는 탓에 3회 이상 시술하는 난임 여성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그렇다. ㅠㅠ

난임시술에 대한 건강보험 본인 부담률이 낮아지면서(현재 본인 부담률은 30%) 비용 부담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적지 않은 금액이다. 내가 진행하는 체외수정(신선)의 건강보험 인정 횟수는 7회다. 4회까지만 본인 부담률이 30%이고 이후에는 50%로 오른다. 7회가 끝나면? 전액 본인 부담이 된다. 난임시술 한 회에 천만 원이 든다는 건 전혀 과장이 아니다.

외벌이로 이 비용을 다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부부의 급여가 늘면서 추가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 아이를 낳는 게 개인의 선택이긴 하지만 합계출산율이 0.98명으로 1명도 채 되지 않는 초저출산 시대다. 아이를 갖고자 안간힘을 쓰는 이들에게 조금 더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만약 7회 안에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어떡하지?" 남편에게 우리가 아이를 갖기 위한 노력을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냐고 물어봤다. 쌓여가는 진료비 계산서를 쳐다보곤 둘 다 선뜻 말을 잇지 못했다.

ID 천천히가자  olivenote@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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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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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ttt 2019-08-28 19:44:31

    그냥 자연임신시도하지;; 안생기면.어쩔수없는거지 스트레스받음서가질필요있나 ㅠ 애국자시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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