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난임일기]주사의 공포
상태바
[좌충우돌 난임일기]주사의 공포
  • 김지영 기자
  • 승인 2019.08.13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난임 시술에는 인공수정과 체외수정이 있는데 어떤 시술을 선택할지는 난임부부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6. 인공수정? 체외수정? 제 선택은요

인공수정을 할 것인가, 체외수정(시험관아기 시술)을 할 것인가. 이제 난임 시술 방법을 선택해야 할 때가 됐다.

일단 인공수정과 체외수정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인공수정은 아내의 배란기에 맞춰 남편의 정자를 자궁 속으로 직접 주입하는 방법이다. 난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자연임신이랑 어떤 점이 다른 거지?' 하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정자를 인위적으로 주입하는 과정을 빼면 수정도 착상도 알아서 자연적으로 돼야 하기 때문에 자연임신과 사실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나팔관 등 정자의 이동 통로에 문제가 있거나 △정자의 양이 너무 적거나 이동성이 떨어져 자궁 내로 들어가지 못할 때 큰 도움이 되는 시술 방법이다. 이 시술의 임신 성공률은 20% 정도. 생각보다 높지 않아 보이지만 난임부부의 자연임신 성공률이 7~8%밖에 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이것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난임 시술의 꽃'으로 불리는 체외수정은 아내의 난자와 남편의 정자를 각각 채취해 연구실에서 수정시키고 수정된 배아를 자궁내막에 이식하는 시술이다. 임신 성공률은 30~40%. 인공수정보다 훨씬 확률이 높지만 그만큼 과정도 힘들고 돈도 많이 든다.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할 비용 얘기는 다음에 자세히 풀어볼 예정이다.)

담당 의사는 나에게 어떤 시술을 할지 남편과 상의해볼 것을 권하면서도 너무 오랜 기간 아이가 생기지 않았던 사실에 우려를 표하며 체외수정을 조심스레 추천했다. 우리 부부의 생각도 의사와 같았다. 한 달 한 달 시간이 지나가는 게 초조했다.

본격적으로 시험관 시술이 시작되는 첫날 병원에서 받아온 주사들이다.

#7. 처음으로 주사 놓은 날

체외수정의 시술 과정을 아주 상세히 알고 있었더라면 '체외수정을 하겠다'는 결심을 단 이틀 만에 세울 수 있었을까. 결코 그럴 수 없었을 것 같다.

시술을 시작한 첫날부터 큰 시련이 닥쳤는데 바로 '셀프 주사'였다. (시험관 시술을 위한 첫 단계는 과배란이다. 여성은 일반적으로 한 달에 1개의 난자가 배란되는데 과배란 주사를 통해 퇴화될 미성숙 난포를 자라게 만들면 최대 20여 개의 난자를 채취할 수 있다.)

'주사는 검증된(?) 의료인만 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주사실에서 주사 놓는 법을 알려주는 거였다. 심지어 내가 맞을 주사는 하루에 세 개씩이나 됐다. 물론 병원에서는 직접 주사할 것인지 병원에서 맞을 것인지 묻지만 직장을 다니는 여성이 열흘 동안 매일 병원에 다니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많은 난임 여성들이 병원에서 주사 놓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주사를 놓는다. 

'내가 혼자서 주사를 놓을 수 있을까?'

주사 4일분을 손에 들고 집으로 돌아온 날이었다. 알코올 솜만 만지작거리다가 남편에게 주사를 놔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편은 절대 못 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내가 다칠까 봐 걱정이 됐다는데 흠.. 그냥 무서웠던 것 같다. ^^;) 주사를 놓긴 놔야 하는데 무섭긴 무섭고.. 병원에 매일 가는 건 불가능하고..ㅠㅠ 심호흡을 크게 한번하고 주사실에서 본 능수능란한 간호사처럼 주사기를 잡았다.

주사 바늘을 어떤 용액이 담긴 통에 넣고 꾹 눌렀다가 어쩌고저쩌고... 뜨헉!!!@#$%^&*

기어코 실수를 하고야 말았다. 주사를 각각 배에 놨어야 했는데 한 주사기를 다른 용액이 담긴 통에 꽂고 눌러 두 용액을 섞어 버린 것이다. 병원에 급히 문의하자 아주 소량이면 괜찮지만 일정량 이상 섞였다면 주사를 새로 받아 가야 한다고 했다. 

자가 주사를 할 땐 기억력에만 의존하지 말고 유튜브, 병원에서 제공하는 주사 동영상을 반드시 두 번 세 번 보고 주사하는 걸 추천한다. 물론 나는 이제 1분이면 충분한 셀프 주사의 달인이 됐다.ㅎㅎ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