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키즈 육아
베트남 여성 무차별 폭행..'인권 사각지대' 놓인 이주여성
출처=베트남 아내 폭행 페이스북 영상 캡쳐

최근 한국말이 서툴다는 이유로 한국인 남편이 베트남 출신 아내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돼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두 살배기 아들이 보는 앞에서 아내를 무참히 폭행해 더욱 충격을 안기고 있는데요. 이 사건을 계기로 폭력과 살인 등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에 대해 강력한 처벌로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결혼 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 사건은 매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필리핀 출신 아내가 남편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그보다 앞선 2017년에는 베트남에서 온 며느리가 시아버지에게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2007년에는 19살 난 베트남 여성이 남편에게 구타를 당하다 숨져 한국과 베트남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죠.

출처=오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아동학대 및 예방교육'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8년 전국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혼이민자 및 귀화자가 배우자의 학대와 폭력으로 인해 이혼이나 별거에 이르렀다는 응답(8.6%)은 3년 전에 비해 3.0%포인트 증가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실제 결혼 이주여성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문제가 바로 '가정폭력 피해'라고 언급했는데요. '2017년 결혼이주민의 안정적 체류 보장을 위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혼 이주여성 10명 중 4명이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혼 또는 별거 중인 이유에 대한 조사 결과 역시 남편의 폭력이 절반 이상(56.5%)을 차지했습니다.

한국 체류가 남편에게 달려 있다 보니 맞고도 참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혼 이주여성이 체류자격 연장을 할 때 한국인 배우자의 신원보증을 요구한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은 지난 2011년 폐지됐지만, 국적 취득이라던가 영주권 신청, 비자를 연장할 때는 여전히 배우자의 신원보증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결혼 이주여성은 제도적으로 한국인 배우자에게 종속될 수밖에 없는 상태"라며 "일부 한국인 배우자들은 결혼 이주여성에 대한 통제의 수단으로 불안정한 체류 지위를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출처=국가인권위원회 '2017년 결혼이주민의 안정적 체류보장을 위한 실태조사'

물론 결혼 이주여성이 가정폭력 피해를 입증하면 합법적으로 체류자격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법무부는 '한국인 배우자의 주된 귀책 사유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로 한국인 배우자의 가출신고서, 배우자 폭행 등으로 인한 병원 진단서, 여성 관련 단체 확인서 등으로 그 피해사실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이혼 판결문에 귀책 사유가 한국인 배우자에게 있음이 명시돼야 합니다. 하지만 결혼 이주여성 본인이 피해자라는 증거를 수집해 배우자의 잘못을 입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죠. 실제 지난해 12월 남편의 폭행으로 사망한 필리핀 여성은 7년 전 한국에 입국해 단 한 번도 친정을 방문한 적 없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도 이용한 기록이 없었습니다. 이 같이 통제가 의심되는 상황에선 더욱 피해를 알리기 어렵겠죠.

국가인권위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가정폭력 상황 시 도움을 요청한 적 없다고 응답한 결혼 이주여성 비율은 무려 31.7%에 달했습니다. 주변에 알려지는 것이 두렵고 도움 요청 방법을 알지 못하며, 신고를 하더라도 효과가 없을 것 같다는 것이 바로 그 이유였죠.

국적과 상관없이 가정폭력은 '범죄'라는 사실에 대부분 공감할 겁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한국 사회는 여성 폭력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은 사회로, 이는 그대로 이주여성에게 적용된다"며 "여성 폭력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용인될 수 없다는 사회적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저작권자 © 올리브노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임지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