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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법]전셋집 에어컨 설치, 집주인 허락 필요할까?

Q 몇 달 전 전셋집으로 이사한 쌍둥이 엄마예요. 매년 푹푹 찌는 더위 때문에 이사하면서 안방에 미리 에어컨을 설치했어요. 이 에어컨 때문에 요즘 골머리를 앓고 있네요. 에어컨을 설치하면서 벽면에 뚫은 구멍 때문인데요.

타공 전 집주인에게 연락해 이사 나갈 때 구멍을 메우기로 하고 동의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집주인이 갑자기 입장을 바꿔 에어컨 설치에 동의한 것이지 벽을 뚫는 것은 허락한 적 없다면서 손해배상을 하라고 합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 요즘. 지난해 폭염을 생각하면 에어컨 설치를 서두르게 되죠. 전셋집 또는 임차한 주택에 에어컨을 설치할 때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전세금을 지급하고 전세권 등기를 한 전세권자든 보증금을 지급하고 매월 임차료를 지급하는 임차인이든 전세기간 또는 임대차기간이 종료하면 전세(또는 임대차) 목적물을 집주인에게 반환해야 합니다.

'집'이라는 특정한 물건을 반환하는 의무가 있는 전세권자(또는 임차권자)는 집을 인도할 때까지 보존해야 하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가 있는데요.(민법 제 374조) 또 전세권자는 전세권이 소멸하게 되면 전세목적물을 원상회복해야 하는 의무(민법 제314조)가 있고, 임차권자 역시 임차목적물을 반환할 때 원상회복 의무가 있습니다.(민법 제654조, 제 615조)

하지만 살다 보면 아무리 조심해도 집에 흠을 내기 마련이죠. 이때 보존의무를 위반한 것인지, 원상회복은 어느 범위까지 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집니다.

법원은 임차인이 통상적인 사용을 한 후에 생기는 임차목적물의 손상과 마모에 관해서는 임차인의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원상회복 비용은 임대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2005가합100279, 2006가합62053 판결 참조)

그럼 에어컨 설치를 위해 집 내벽 또는 외벽에 구멍을 뚫어서 생긴 집의 변형을 통상적인 방법으로 전셋집을 사용하면서 생긴 변형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관련된 대법원 판례는 없지만 집과 관련된 여러 법령을 살펴볼 때 집 내∙외벽의 타공을 통상적인 사용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 주택 등을 규율하는 집합건물법을 예로 살펴볼까요. 집합건물법은 각 세대 소유자에게도 건물 보존에 해를 가하거나 공동이익에 어긋나는 행동을 금지하고 있어요. 또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부분인 전유부분의 사용에서도 정당한 이유 없이 내부 벽을 철거하거나 파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제2항)

에어컨 설치를 위해 내부 벽에 구멍을 뚫거나 건물 외벽까지 타공한다면 집주인의 경우에도 관리단에 통지해야 하거나 동의를 얻어야 할 만큼 함부로 할 수 없는 부분인 것이죠. 따라서 에어컨 설치를 위해 집 벽의 타공이 필요하다면 집주인과 상의를 통해 건물의 구조를 명확히 파악한 후 건물의 안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집주인의 승낙을 받아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집주인의 동의 없이 벽면 타공을 해 에어컨을 설치하게 되면 보존의무에 위반한 것으로 보고 원상회복 책임을 부담해야 합니다. 회복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반면 질문자처럼 집주인의 동의가 있었다 해도 이를 증명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 동의가 없었던 것 같이 볼 수밖에 없는데요. 이러한 억울한 사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처음 전세 또는 임대차 계약을 할 때 에어컨 설치 및 원상회복에 관한 특약을 계약서에 명시할 것을 추천합니다.

*용어 설명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일반인·평균인에게 요구되는 정도의 주의의무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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