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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나쁜 날 아이랑 가본 카페 '식물관PH'
서울 수서동에 새로 생긴 카페 '식물관PH' 2층에서 찍은 내부 전경 모습이에요.

최근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카페가 생겼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실내가 넓고 식물이 많이 있어서 미세먼지 많은 날에 가보기 괜찮다고요. 또 작은 미술관도 있어서 아이가 한 시간 정도는 버틸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 카페는 바로 '식물관PH'인데요. 미세먼지가 나빴던 어느 날 아이를 데리고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제주도 여미지 식물원과 비슷한 외형의 식물관PH 모습이에요.

고층 빌딩이 하늘을 가리는 강남 중심가를 얼마 지나지 않아 푸릇푸릇한 나무가 많이 보이면서 유리로 만들어진 특이한 외관의 카페 건물이 눈에 들어왔어요. 몇 해 전 제주도에 갔을 때 들렀던 여미지 식물관과 비슷하더라고요. ㅎㅎ

이름도 독특한데 외관과 인테리어도 범상치 않은 포스를 풍기네요. 특히 출입구 손잡이가 돌(왼쪽 위)로 돼 있어요. 유리 앞에서 서성이지 마시고요. 돌이 달려 있는 은색 알루미늄 문을 밀고 들어가면 됩니다. ^^

식물관PH는 입장권(성인 1인당 1만원)을 사면 음료(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루이보스, 얼그레이 등)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어요. 물론 1인당 음료 하나만 주문이 가능해요. 입장권을 끊으면서 주문을 하고 단말기에 전화번호를 입력해요. 음료가 준비되면 번호를 남겼던 휴대폰으로 음료를 가지고 가라는 문자가 오더라고요. 이런 시스템은 처음 경험해봐서 신기했어요.

예전에 카페에 취재 갔을 때 진동벨이 자꾸 없어지고 고장 나서 새로 사거나 고치는데 비용이 꽤 든다고 했는데 아마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아닐까 싶어요. 주문을 한 후 주위를 둘러보니 탁 트인 내부와 초록 식물들이 마음의 안정을 주네요.

식물관PH의 주요 인테리어 소품은 '식물'과 '돌'이에요. 식물이 있는 화분과 돌을 아무렇게 놔둔 것 같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봤을 때 이 둘이 상당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인테리어를 한 분이 고민을 많이 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크게 뭔가 꾸미려고 하지 않아 편안하면서도 멋스러운 거요. 요즘 엄마들 말로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느낌 있죠? ^^

생각만큼 식물로 마구 둘러싸여 있는 카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큰 식물들이 많아서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 커피 한 잔이 생각난다면 이곳이 딱이겠다 싶더라고요.

식물관PH에는 작은 정원도 있는데요. 여기가 포토존인 것 같더라고요. 저기 계단에 모델이 서고요. 동그란 구멍이 뚫린 조형물을 가운데에 두고 카메라 렌즈를 원형 가까이에 대고 사진을 찍으면 꽤 괜찮은 사진이 나와요. 어린 대학생 커플들이 그렇게 사진을 많이 찍는데 참 보기만 해도 입가에 웃음이 갈 정도로 예쁘더군요. ^^

그 외에도 우아한 느낌의 뮬리(핑크뮬리는 아니지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꽤 분위기 있고요. 그냥 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도 괜찮았어요.

정원을 구경하고 있는데 카페 사장님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이끼들을 주워 주섬주섬 다시 흙 위에 올려놓으며 한숨을 쉬시더라고요. "아이고~ 이렇게 뜯어지면 안 되는데.." 하면서 말이죠. 옆에 있다 보니 자초지종을 듣게 됐는데요. 어린 아이들이 멋모르고 이끼가 있으니 뜯는 모양이더라고요. 하지만 이 이끼 역시 이 공간과 조화로움 속에 계획적으로 심어 놓은 것들이라서 사장님 입장에서는 꽤 속상한 모습이었어요.

그런데 사장님이 이 문제를 직원과 얘기하는 과정에서 아이들 탓을 하지는 않더라고요. 솔직히 애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사장님의 멘트에 감동했어요.

"이게 아이들의 잘못은 아니거든. 아이들은 이런 게 있으면 뜯고 싶은 본능이 있으니까. 당연한 거라서. 아무래도 여기가 이끼 둘 곳은 아닌 것 같아"

이렇게 얘기하시더라고요. 사실 저도 아이를 키우지만 제 가게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말하기 어려울 것 같거든요. 이런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장님을 위해서라도 우리 엄마 아빠들이 아이를 데려가면 최대한 식물에 손을 대지 않고 눈으로만 볼 수 있게 주의를 주면 어떨까 싶어요. 또 노키즈존 한 곳이 늘어나면 속상하잖아요!

식물관PH 1층에는 작은 식물원이 또 있는데요. 안쪽에 들어가 예쁜 화분들을 구경할 수 있어요. 아이가 카페 내부를 구경하고 음료까지 다 먹고 난 뒤 심심해 하자 아이에게 작은 식물원 안에 있는 화분 중 가장 예쁜 화분의 사진을 찍어 오라는 미션을 줬어요. (물론 내부에서는 뛰어서는 안되고 물건을 만져서도 안된다는 조건도 포함했죠)

2층에서 바라보니 한창을 둘러보고 고민하고 사진 세 장을 찍어 오더라고요. 간추리기가 너무 어려웠나 봐요. ㅎㅎ 그리고 준비해 간 노트에 따라 그려보라고 했더니 40분 정도는 시간을 벌 수 있더라고요. 6세 이상의 아이들이라면 이 방법을 써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2층도 꽤 넓고요. 테이블 수는 1층보다 더 많아요. 햇빛이 많이 드는 곳도 있고 안쪽으로는 그늘진 곳이 있어서 취향에 따라 앉으면 될 듯해요. 개인적으로는 1층보다 2층이 더 조용하고 탁 트여 있어서 마음에 들더라고요.

식물관PH에는 3층도 있는데요. 3층에서는 작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어요. 안내 책자를 보니 전시 작품은 주기적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

지금 전시하는 작품들은 권도연 작가의 작품들인데요. 오는 6월11일까지 전시한다고 해요. 식물관PH와 잘 어울리는 식물을 주제로 한 작품들인데 무채색의 단순한 그림이라서 그런지 마음이 차분해졌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작품 속 식물들이 식물관PH 1층 작은 식물원 안에 있는 식물들 같네요.

전시관 한쪽 면은 통유리로 뒷산이 보이게 해둬 상쾌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요. 전시장 안에 있는 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갈 수도 있답니다. (단 아이들은 베란다가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 시켜야 할 듯해요!)

커피 맛은 그냥 그랬어요. 카페라테를 시켰는데 라테아트 없이 너무 날것으로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하지만 사장님에게 감동받은 후라 먹을만했어요.^^ 아이는 그릭요거트와 아이스크림을 추가 비용을 내고 먹었는데 둘 다 맛있었다고 해요. 그릭요거트는 제가 먹어볼 새도 없이 단숨에 먹어치웠고 아이스크림은 큐브아이스크림이었는데 맛이 꽤 괜찮더군요.

참고로 테이블과 의자가 스테인리스(?)처럼 단단한 재질이라서 모서리가 꽤 뾰족해요. 아주 매섭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부딪히면 크게 다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와 함께 갔을 때는 특히 주의해야 할 것 같아요.

◇OLIVENOTE'S TALK

이런 분위기와 시스템의 카페는 처음이라서 일단 이색적이라는 점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어요. 또 사장님의 마음이 너무 따뜻해서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호감이 가는 카페예요. 다른 직원들 역시 매우 매우 친절했답니다.

다만 음료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커피 맛이 썩 내세울 만하지 않다는 건 단점으로 느껴져요. 그리고 그릭요거트나 사과주스, 아이스크림 등 아이들이 먹을만한 메뉴는 추가 요금을 내야 하는데요. 가격은 3000~4000원 수준이라 다른 카페와 비교하면 음료 자체 가격은 비싸지 않아요. 하지만 성인 입장권(한 명당 1만원)과 발레파킹 서비스 비용을 고려하면 전체 요금은 조금 비싸다는 생각입니다.

또 아이와 함께 갈 때면 주로 자가용을 이용할 텐데요. 발레파킹 서비스 요금이 기본 2시간에 2000원, 추가 10분당 1000원이에요. 저는 2시간15분간 있어서 발렛비 4000원을 냈답니다. 발레파킹 서비스 비용까지 고려하면 의외로 많은 소비를 할 수 있으니 시간 체크를 잘 하세요!

*해당 기사는 관련 업체로부터 어떤 대가나 혜택을 받지 않고 기자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한 후 작성했습니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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