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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둥이아빠다]통잠의 배신

영화 수면의 과학 공식 포스터(출처=(주)엣나인필름). 쌍둥이들의 수면 과학에 대해 어디 설명해줄 이 없나요?

모든 부모의 소원이라는 아이의 '통잠'. 우리 부부 역시 육아 초기 그 소원을 성취하기만을 학수고대했다. 서너 시간이라도 잘 수 있다면 여한이 없겠다고 생각할 만큼 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통잠을 위한 각고의 노력 끝에 생후 130일을 갓 넘길 무렵,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시작할 즈음 상콤이와 달콤이는 기특하게도 엄마 아빠의 소원을 들어줬다.(관련기사 ☞[나는 둥이아빠다]통잠의 비결) 저녁 7시 넘어 잠들면 다음날 아침 6~7시까지 깨지 않고 통잠을 잤다.

잠들만하면 들리는 아이들의 울음소리에 깨기 일쑤였던 일상은 180도 달라졌다. 아이들을 재우고 저녁을 먹은 뒤 소파에 앉아 느긋하게 TV까지 보고 자더라도 6~7시간을 충분히 잘 수 있다니... 이건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다.

'와우~~ 이젠 잠 걱정은 끝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이 크나큰 착각이었음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통잠을 자기 시작한 지 3~4개월쯤 지났을까. 아이들이 잠들고 2~3시간도 채 되지 않아 깨는 일이 잦아지고 새벽에도 한두 번씩은 꼭 엄마 아빠를 찾기 시작했다. 교정일 기준 백일에 찾아온 통잠의 기적이 무참히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얘들아! 자다 깨서 뭐하니? -.-;;

그때부터 다시 긴장의 시간이 반복됐다. 밥을 먹다가 아이들이 칭얼대는 소리가 들리면 수저를 놓고 '일시정지' 상태가 됐고 TV를 볼 때도 항상 리모컨을 손에 든 채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우는 소리가 들릴라치면 볼륨을 '0'으로 낮춰야 했다. 잠귀가 대단한 건지 콤콤이는 엄마 아빠가 오붓하게 맥주라도 한잔하려고 하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울음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육퇴' 후 꿀맛 같은 휴식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은 마음은 아내나 나나 마찬가지. 아이들이 칭얼댈 때마다 우리 부부는 누가 달래러 갈지를 놓고 불가피하게(?) 치열한 눈치싸움을 펼쳤다. 하루 종일 콤콤이를 돌보느라 지쳤을 아내를 생각하면 내가 후다닥 뛰어가는 게 맞겠지만 그게 말이 쉽지, 막상 갈라치면 엉덩이가 그리 무거울 수가 없었다. 내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는 것은 이성이 아닌 게다.

애들이 다시 잠투정을 하게 된 이유는 뭘까. 그걸 찾아야 했다. 흔히 신생아 배앓이라고 하는 영아산통의 시기는 지났으니 성장통과 치아 통증이 원인일 가능성이 컸다. 음... 원인을 알더라도 해결책은 딱히 없다. 급격한 성장에 따른 관절 통증과 치아가 하나씩 올라오면서 병행되는 통증은 부모 입장에서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니 말이다.

쌍둥이 부모는 여기서 또 다른 비애가 있다. 잠투정을 하는 아이 하나를 애써 달래 재우는 와중에 또 다른 아이 하나가 울음소리에 놀라 깨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 이렇게 되면 결국 엄마 아빠 모두가 총출동해야 한다. 어쩔 땐 두 아이 모두 엄마만 물고 늘어져 난감한 경우도 있다.

'통잠 허니문' 기간엔 이리 잘 잤었는데 요샌 왜 그러는 거니? ㅠ.ㅠ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부모들은 아이를 따로 재우기도 한다는데 우리 부부는 스스로 힘든 길을 선택했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을 분리해 재우기가 싫었고 두 아이가 따로 자는데 익숙해지다 보면 크면서 함께 잠을 자거나 방을 쓰는데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콤콤이는 요즘도 밤에 자다가 2~3번씩은 깨서 칭얼댄다. 한창 엄마에게 매달리는 시기라 그런지 깨고 나서도 엄마만 찾는다. 아빠가 달래주려고 안으면 몸을 활처럼 휘게 하고선 악을 쓰며 운다. 오로지 엄마뿐인 게다. 아이들이 통잠을 잔 게 언제였던가 이제 기억도 잘 나지 않을 지경이다. 아이들이 통잠을 자던 3~4개월은 일종의 짧은 허니문 기간이었던 것 같다.

'아.. 언제쯤 밤에 마음을 푹 놓고 편안히 잘 수 있을까' 과연 그날이 오긴 할런지 지금으로선 그저 막막하다.

김기훈 기자  core8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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