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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핫플 '아크앤북' 가보니.."겉만 번드르르한 만남의 광장?"

요즘 한 곳에서 차를 마시고 예쁜 소품을 구매하고 책까지 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인기입니다. 카페나 편집숍, 서점 등을 따로 찾아 이동하지 않아도 돼서 많은 이들이 즐겨 찾죠. △합정동 딜라이트스퀘어 △사운즈한남 △을지로 아크앤북 △성수연방 등이 대표적이고요. 개인이 운영하는 제법 큰 규모의 △북카페 부쿠도 비슷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지난해 11월 문을 연 뒤 관심을 모으며 을지로 핫플레이스로 당당히 자리 잡은 △아크앤북에 대한 입소문이 상당한데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강타한 '책터널 사진' 덕을 많이 본 듯합니다. 제가 이곳을 찾게 된 계기도 이 사진 한 장 때문이었으니 말이죠. 책 구경 하는 걸 좋아하고 카페를 즐기는 사람이라 안 가볼 수가 없어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인기 카페·식당·빵집 등이 한 곳에..하루 종일 있어도 지루하지 않아

참고로 을지로 아크앤북은 디스트릭스C 안에 입점한 '숍인숍'입니다. 디스트릭트는 맛집들을 한곳에 모은 후 인테리어를 그럴듯하게 꾸민 프리미엄 푸드코트 개념으로 디스트릭트Y(여의도) 디스트릭트M(명동) 등이 있어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업가들이 협업을 해서 만든 공간인데,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맛집과 서점, 편집숍 등을 한데 모아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한 번에 월급 통장을 텅장으로 만들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

이제 제가 이곳에 간 목적인 아크앤북에 집중해 볼게요. 아크앤북은 서점이에요. 국내 대표 오프라인 서점인 교보문고나 영풍문고와 비슷하죠. 책을 볼 수도 있고 구매도 가능해요. 다른 점이 있다면 인테리어가 상당히 고급스러워서 한동안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죠.

정문에서 시작해 전체적으로 한 번 스~윽 훑어 보며 꽤 큰 규모에 한 번 놀랐습니다. 성수연방이나 사운즈한남처럼 카페와 식당 규모가 서점보다 훨씬 클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 예상이 크게 빗나갔어요. 큰 서점에 카페나 식당을 붙인 느낌이더라고요. (☞관련기사 '성수동 핫플' 성수연방.."재방문 의사는 없어요")

아크앤북의 포토 스폿 '책 터널'의 모습인데요. 진짜 책을 아치 형태로 꽂아 터널을 만든 것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서점 중앙에 두 곳으로 나 있는 아치형의 '책 터널'은 여기가 미술관인지 서점인지 헷갈리게 만드네요. 사람들이 줄 서서 사진을 찍는 유명한 포토존이기도 합니다. 터널 형태를 이루고 있는 책들은 독일의 예술 서적 전문 출판사 '타센'의 도서 8000권이라고 하고요. 그래서 이곳을 '타센 아트북 스트리트'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해요.

저는 늘 그렇듯 아이와 함께 찾았는데요. 아이도 이 공간을 아주 맘에 들어 하더라고요. 직접 사진을 좀 찍어달라고 해서 저희도 줄을 서서 한 번 찍어 봤습니다. ^^;; 모형인가 싶어서 책장에 있는 책을 꺼내봤는데요. 진짜 책이었어요. 그러고 나서 보니 책장 옆 칸에 '전시용'이라고 안내문이 적혀 있더라고요. 너무 작아서 보지 못했어요. (죄송합니다ㅜㅜ)

아크앤북을 중심으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식당과 아이스크림집 '에맥앤볼리오스' 빵집 '태극당' 편집숍 '띵굴마켓' 등이 자리잡고 있어요.

앞서 설명했듯 이곳은 숍인숍 형태로 디스트릭트C 안에 아크앤북과 그 외 상점들이 입점해 있는데요. 식당은 △스스시시(일식)와 △운다피자 △타따블(태국식) 등이 있고요. 카페 △식물학과 아이스크림 맛집으로 떠오르고 있는 △에맥앤볼리오스 오래된 빵집 △태극당 인기 편집숍 △띵굴마켓 등이 있어요. 1층으로 올라가면 △아티제도 있답니다.

◇인기 얼마나 갈까?..카페·식당은 몰라도 서점 주인은 걱정

스스시시에서 먹었던 쌀국수예요. 우동을 먹고 싶었지만 매진돼서 어쩔 수 없이 선택했는데 의외로 맛있었어요.

롯데백화점과 명동거리를 지나는 것 외에는 딱히 할 곳이 없었던 을지로에 이런 복합문화공간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발길을 향하게 할 것 같네요. 저만 해도 여기서 3시간 넘는 시간을 보냈으니까요. 식당에서 밥 먹고 서점에서 책 사고 커피숍에서 커피 마시고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까지 먹었답니다.

그런데 자주 갈까를 생각하면 잘 모르겠어요. 만약 을지로에서 약속이 있다면 약속 장소로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책을 사러 굳이 을지로까지 갈까에 대해서는 조금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요. 단골손님보다는 한 번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크앤북 내부에 벤치와 소파는 꽤 많이 마련돼 있어요. 하지만 앉아서 책 읽는 사람보다 스마트폰을 하거나 대화를 하는 사람이 더 많이 보였어요.

책을 읽는 용도로 마련된 아크앤북 내 쇼파와 벤치 등에서 실제로 책을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어요. 물론 일부 매체들에 나온 것처럼 식당에 사지도 않은 책을 가져가서 보거나 험하게 책을 다루는 사람도 거의 보지 못했어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말이죠. ㅎㅎ) 오히려 벤치나 의자에 앉아서 스마트폰을 하거나 친구나 애인과 대화하는 사람들,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사람들이 많이 보였어요.

온라인 서점 시스템이 매우 발달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직접 서점에 와서 책을 사는 사람이라면 책을 조금 읽어 본 후에 구매하는 성향일 텐데요. 그런 사람들에게 이런 분위기는 그리 썩 만족스럽지 않을 것 같아요.

계산대 앞 벤치에 앉아 약 20분을 기다린 끝에 처음으로 책을 구매하는 사람을 봤어요! 제가 다 반갑더군요.

실제로 계산대에서 책 구매를 위해 계산하는 사람도 찾아보기 쉽지 않았어요. 주말에 대형 서점에 가면 책을 사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여긴 정말 너무 없더라고요. 그래서 계산대 앞 벤치에 앉아 지켜봤더니 약 20분 만에 책을 구매하는 사람을 처음 봤어요. (물론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제가 다 반갑더라고요.

넓은 서점 규모에 비해 관리 직원이 너무 적은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이곳이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복잡해서 처음 방문했을 때는 어디에 뭐가 있는지 찾기 쉽지 않아요. 그래서 직원의 도움이 필요한데 아크앤북 직원 찾기가 힘들어요. 제 경우 하얀색 점퍼를 맞춰 입은 분 10명 정도가 입구 쪽 여기저기 서 있길래 당연히 아크앤북 직원인 줄 알고 화장실 위치를 물어봤어요.

그런데 그분이 당황하면서 "여기 직원이 아니니 아크앤북 직원에게 문의 하라"고 하더군요. 알고 보니 '갤럭시10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 하고 있는 분들이었어요. 그런데 조금 지켜보니 저 말고도 다른 많은 손님들이 그분들을 아크앤북 직원으로 생각하고 이런저런 질문들을 하더라고요. ㅎㅎ

그 외에도 서점 벤치에 앉아 시끄럽게 떠들거나 전화 통화를 하는 등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는데 주의를 주는 직원들이 아무도 없더라고요. 계산대에 있는 분을 포함하면 직원은 한 3~4명이 다였던 것 같아요. 만약 더 많은 직원들이 있었는데 제가 인식하지 못했다면 너무 업무가 바쁘셨던 거니 직원이 더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아크앤북이나 식당 등에서 1만원 이상을 구매하면 2시간 무료 주차 쿠폰을 받을 수 있어요. 2시간 이후부터는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는 사실! 무료 주차 쿠폰은 중복 할인이 되지 않으니 주의하세요.

주차비 시스템도 개선해야 될 것 같아요. 빌딩 지하에 주차하면 돼서 편하고 또 주차공간도 넉넉했는데요. 1만원 이상의 제품을 구매하거나 음식을 사먹으면 2시간 무료 쿠폰을 줘요. 인심이 후하죠? 하지만! 2시간이 넘어가면 주차비를 내야 한다는 거!! 2시간 쿠폰 여러장 받아도 중복 할인을 받을 수 없어요.

저는 책도 사고 식당에서 밥도 먹고 카페에서 차도 마시고 아이스크림도 먹어서 총 7만원을 이곳에서 썼는데 2시간 무료 혜택만 가능해서 9000원을 더 냈답니다. 백화점처럼 구매 가격에 따라 주차 혜택을 차등으로 지원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식이라면 차를 가지고 왔을 때 여기서 적당히 1만원 어치만 구매하지 않을까요? ㅎㅎ

마지막으로 아이와 함께 갔는데 내부 기온이 좀 낮아서 쌀쌀했어요. 대체로 서점은 따뜻한 경우가 많은데 말이죠. 아이와 함께 가려면 옷을 잘 입혀서 가는 걸 잊지 마세요!

◇OLIVENOTE'S TALK

아크앤북은 그냥 구경 간 사람 입장에서는 참 괜찮은 곳이에요. 공짜로 구경할 잇템들도 많고 앉을 곳도 많아요. 게다가 시간만 있다면 책까지 무료로 읽을 수 있으니 완전 천국이 따로 없죠.

그런데 아크앤북에 책을 사러 가는 손님 입장에서는 뭔가 돈을 쓰는 메리트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책을 고르려면 좀 읽어볼 필요도 있을 텐데 수다 떨거나 휴대폰 하는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서서 볼 수밖에 없고요. 왔다 갔다 하는 사람도 너무 많아 정신이 없어요.(이게 다 사업적인 전략일 수도 있겠지만요)

그러니까 여긴 '만남의 광장' 정도가 딱인 것 같아요. 친구를 기다리다 마음에 드는 책 있으면 사고 좋은 물건 있으면 사고 뭐 이런 느낌이요? 무언가 목적의식을 가지고 찾기엔 애매한 곳이라는 판단입니다. 또 주차비 정산 시스템은 정말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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