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키즈 공감
[나는 둥이아빠다]옹알이가 뭐길래
영화 보스베이비 공식 포스터. 이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 아기는 말을 잘해도 너~무 잘한다.(출처=드림웍스 애니메이션·CJ엔터테인먼트).

'제 남편은 아이를 바라보며 예뻐하기만 하지 정작 육아에는 적극적이지 않아요. 그런데 글쎄 아이가 옹알이를 시작하면서 한 첫마디가 '아빠'예요. 예쁜 내 새끼지만 그 순간 어찌나 얄밉고 서운하던지...'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날카로운 울음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세상에 알린 뒤 한두 달간은 이 울음으로 갖가지 의사소통을 해결한다. 배가 고프다거나 '응아', '쉬'를 했다거나 아프다거나 기분이 안 좋다거나 등등의 모든 의사표현을 울음으로 하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아기들의 울음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고 하지만 막상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 입장에선 도통 구별이 안된다. 참으로 난감한 노릇이다.

이 시기를 어찌어찌 보내고 나면 아이들은 옹알이를 하기 시작한다. 옹알이는 아직 말을 못 하는 아이가 혼자 입속말처럼 자꾸 소리를 내는 짓을 말하는데 처음엔 '아'나 '에' '이' '오' '우'처럼 기본적인 모음을 말하는 수준이다.

상콤이와 달콤이도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옹알이를 시작하는 생후 2개월 후부터 옹알이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아~~~' '우~~~ 에~~~' 여전히 정확한 의사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무턱대고 울기만 할 때와 비교하면 일취월장 수준. 두 녀석의 옹알이는 날이 갈수록 진화(?) 했다.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다양해질 뿐만 아니라 그 데시벨(dB)도 높아졌다. 엄마 아빠 품에 안겨 옹알이를 할 때면 귀가 아플 지경.

생후 4~5개월쯤 되니 구강기관과 입술 근육이 발달한 덕분인지 점차 말과 비슷한 옹알이를 구사하기 시작했다. 단순 모음에서 벗어나 서서히 자음을 사용한다. '부우~~~' '캬아~~~' 같은 소리도 곧잘 냈다. 이쯤 되면 우리 부부를 포함한 일반적인 엄마 아빠들은 서서히 조급증이 발동하기 시작한다. 아이 입에서 '엄마' '아빠' 소리가 빨리 나오길 기대하는 거다. 콤콤이가 태어나기 전, 아니 결혼 전 아이라는 존재에 대해 별다른 생각이 없을 때에도 주변에서 자그마한 목소리로 엄마~ 아빠~ 라고 하는 아이들을 보면 그리 귀여워 보일 수가 없었다.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고 나선 둘이 놀 때 늘 옹알이 삼매경이다.

연습만이 살 길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아내와 아이들 앞에 앉아 눈을 맞추면서 정확한 발음으로 엄마~ 아빠~를 읊어댔다. 의성어와 의태어를 섞어 말하면 아이들의 주의를 끌 수 있다는 얘기에 어설프나마 동물 소리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맘마' '까까' '코오' 같은 단어 교육은 덤^^ 아이들의 옹알이에 과장된 리액션은 필수다.

고생의 대가일까. 6개월 차에 접어든지 얼마 되지 않은 무렵 상콤이와 달콤이의 입에서 '어마'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한 번 말문이 터지니 시도 때도 없이 '어마, 어마'라는 소리를 낸다. 그럴 때마다 아내는 그야말로 함박웃음. 저리 좋을까 싶을 정도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란 게 참 간사하다. 옹알이를 시작할 때만 해도 엄마든 아빠든 상관없으니 말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아이들이 엄마 소리만 하니 그게 또 섭섭하다. 열 달 가까이 엄마 뱃속에서 지내다 세상에 나온 뒤에도 엄마와 보낸 시간이 훨씬 많으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겠지하며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무슨 연유인지 모르겠지만 엄마보다 아빠를 먼저 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한다. 그러면 당연히 엄마가 섭섭할 거다.)

이런 아빠의 마음을 알았는지 콤콤이는 기특하게도 며칠이 지난 뒤 '아바~ 아바~'를 연발하기 시작했다. 그래, 내가 너희들 아빠야! 나도 모르게 뭔가 울컥하면서 양쪽 입꼬리가 쓱 올라라갔다. 아내를 비롯한 주변 엄마 아빠들이 얘기하던 게 이런 거였구나. 아내가 왜 그렇게 박장대소를 했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간다.

옹알이 실력이 갈수록 늘어 노래책에서 흘러나오는 동요에 맞춰 제 나름대로 흥얼거릴 줄도 아는 상콤이와 달콤이.

아이들의 발음은 시간이 갈수록 정확해져 지금은 엄마 아빠는 물론이거니와 맘마도 아주 또렷하게 말한다. 진짜 엄마 아빠를 찾을 때나 배가 고플 때 말하는 거니 단순한 옹알이 수준이 아니다. 이 정도면 옹알이 후기라고 해야 하나.

지금도 이렇게 가슴이 벅찬데 나중에 아이들이 날 보며 '아빠 사랑해'라는 말을 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싶다. 그야말로 '심멎(심장이 멎는다)' 하는 게 아닐까. 머지않은 그날을 대비해 미리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겠다.

김기훈 기자  core81@olivenote.co.kr

<저작권자 © 올리브노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기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