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문자 vs 자모음절식'..우리 아이에게 맞는 한글교육은?
상태바
'통문자 vs 자모음절식'..우리 아이에게 맞는 한글교육은?
  • 임성영 기자
  • 승인 2019.01.24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이에게 언제부터 한글 공부를 시켜야 하나요?'

한글교육 전문가들이 부모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대답은 '아이가 한글에 관심을 가질 때'로 거의 같은데요. 사실 한글 공부 시작 시기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 방식을 정하는 것이라는 게 이들의 견해입니다. 

현재 한글을 가르치는 방법은 크게 △통문자식과 △자모음절식 두 가지인데요. 보통 나이가 어릴수록 통문자 방식으로 배우는 게 쉽고 큰 아이일수록 자모음절 방식이 쉽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틀린 말입니다. 아이에 따라 맞는 교육방법이 다르기 때문이죠. 지금부터 각각의 교육법을 알아보면서 내 아이가 맞는 방식을 찾아볼까요. 

◇통문자

통문자식은 어린 나이의 아이에게 많이 적용하는 교육법으로 한글을 처음 시작할 때 아이의 관심을 끌기 위해 사용하죠. 그림이나 사진을 각인시키듯 글자를 통째로 이미지화해 기억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아이의 흥미를 유발해 큰 부담 없이 글자를 받아들이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특히 호랑이나 공룡 인형 로봇처럼 아이가 좋아하는 물건과 글자를 연결하면 재미있어 하며 잘 따라와요. 또 집이나 어린이집 등에서 자주 접하는 가구나 음식, 물건 등을 글자와 연결해 알려주면 아이가 사물을 인지하면서 자연스럽게 글자를 익힐 수 있습니다. 

다만 통문자식으로 한글을 익히려면 긴 시간과 함께 부모의 노력이 필요해요. 즉 부모의 무한 인내심이 필요하죠. 자칫 부모가 조급해져 학습적으로 접근하거나 지나치게 확인하려 하면 아이가 오히려 한글에 대한 거부감이 생겨 흥미를 잃을 수 있습니다. 

◇자모음절식

한글은 소리와 문자가 일대일로 대응하는 표음문자이면서 적은 수의 자음과 모음으로 많은 수의 소리를 내는 음절문자예요. 세종실록에 '글자는 비록 간단하고 요약하지마는 전환하는 것이 무궁하다'고 적힌 것처럼 모음과 자음을 배운 뒤 둘을 결합하는 원리만 알면 많은 수의 음절을 쓸 수 있어요.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후 "지혜로운 사람은 아침이 채 지나기 전에 이해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열흘이면 알 수 있다"고 말한 이유이기도 해요. 그러고 보면 영어와 한자는 수많은 단어와 한자를 모두 알아야 하지만 한글은 원리만 깨우치면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 여러 단어를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어요. 이것이 바로 자모음절식 학습법이죠.

다만 원리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학습으로 느껴져 아이 입장에선 아예 흥미가 생기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너무 어린 아이에게는 자모음절식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죠. 만약 이해력이 좋은 아이라면 조금 어려도 금방 한글을 깨칠 수 있어요. 

◇OLIVENOTE'S TALK

제 경우 '모국어인 한글을 굳이 아이에게 힘들여 가르칠 필요가 있나'라는 주의였어요. 하지만 아이가 길거리를 다닐 때 표지판 등에 관심을 보이면서 계속 무슨 글자인지 물어봐 답하기 살짝 귀찮기도 했고요. 또 책을 직접 읽고 싶어 하니 한글 공부를 슬슬 시켜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최근 한글교육의 트렌드에 맞게 '통문자 방식'으로 아이를 가르치기 시작했죠. 하지만 아이가 쉽게 따라오지 못하더라고요. 바로 자모음절식으로 학습 방법을 바꿔봤어요. 그랬더니 아이가 훨씬 재미있어 하며 예상보다 빠른 3주 만에 한글을 깨쳤어요. (물론 아직도 겹받침과 어려운 모음 등은 헷갈려 해요ㅎㅎ) 

1. 한글박물관 관람으로 '관심끌기'

아이가 한글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한 것은 국립한글박물관 관람이었어요. 한글의 역사에 대해 알면 조금 더 흥미를 가질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역시나 예상을 적중했어요. 아이는 국립한글박물관에 다녀온 이후 한글을 공부하면서 박물관에서 보고 들은 얘기를 기억해내며 재미를 느끼는 듯했어요. (☞관련기사 '공짜에 퀄리티까지 보장' 여름방학 필수코스! 국립한글박물관)

2. 엄마표 도구로 '자모음 익히기'

통문자 방식이 제 아이와 맞지 않다고 판단하고 빠르게 방법을 바꿨는데요. 자모음절방식을 위해 처음엔 스케치북을 이용해 '아야어여오요우유으이' 10가지 모음을 알려주고 여기에 자음을 얹어 10가지 음절을 더 알아가는 방식으로 가르쳤습니다. 스케치북 2개 정도를 쓴 것 같아요. 

3. 더 깊은 학습은 '시중 교재 활용'

여기까지의 학습으로 받침 없는 글자를 술술 읽는 것 까지는 가능했어요. 하지만 받침이 있는 글자를 읽고 쓰는 것에 아이가 부담을 느끼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서 서점을 찾아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찾아봤어요. 다행히 제가 원하던 방식의 책을 찾았어요. '기적의 한글'이었는데요. 솔직히 제가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다양하게 구성돼 있더라고요. 역시 전문가는 달라요. ㅎㅎ 이 책을 활용해 공부하면서 아이가 한글을 배우는 데 다시 속도가 붙기 시작했고요. 저녁이 되면 책을 직접 들고 와 같이 공부하자며 제안해 왔어요. 

4. '쓰기 심화학습'은 친구에게 편지쓰기로

한글 공부를 시작한 지 열흘 정도 되니 대부분의 글자를 읽기가 가능했고요. 받침자 쓰기도 60% 정도 가능해졌어요. 나머지 40%를 끌어올리기 위해 친구나 친척들에게 편지 쓰기를 해봤어요.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재미 때문인지 더 즐겁게 글쓰기를 하더라고요. 이렇게 해서 아이는 이제 웬만한 글자는 크게 헷갈리지 않고 쓸 수 있답니다. 물론 어려운 단어는 지금도 틀리고 특히 'ㅐ'와 'ㅔ' 'ㅚ'와 'ㅙ'는 매우 어려워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저 스스로는 만족스럽네요.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