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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둥이아빠다]'난리법석' 콤콤이네 100일 사진 촬영기

'너무 순식간에 커버린 것 같아. 뒤집기도 못했던 신생아 시절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는데 그때 사진이라도 많이 찍어둘 걸 그랬어'

나보다 먼저 아이를 낳아 키우는 친구들은 이따금씩 이렇게 얘기하곤 했다. 콤콤이가 태어나기 전만 해도 이런 얘기는 그야말로 남의 얘기였다. 하지만 막상 아이들을 만나 수개월간 함께 지지고 볶는(?) 육아 라이프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커버린 아이들의 모습은 갓 태어나 병원에 있을 때나 조리원에 있을 당시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그 고생을 또 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지만 그 시절 그 모습이 다신 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 한편으로 아쉬운 마음도 든다.

그래서였을까. 조리원 서비스에 포함된 아이들의 탄생 사진을 찍어준 사진 스튜디오에 일시불로 '거금'을 선납하고 100일 사진과 돌 사진 촬영을 일찌감치 예약해뒀다. 물론 콤콤이 엄마의 강력한 요구도 있었다.^^

100일 사진 촬영 당일이 됐다. 콤콤이는 기본적으로 단태아보다 빨리 나오는 쌍둥이인데다 예정 주수보다도 조금 일찍 태어났기에 생후 130일 남짓 되는 날에 찍기로 스튜디오 측과 미리 얘길 해뒀다.

아이들이 먹을 분유를 소분한 젖병과 따뜻한 물, 여분의 기저귀, 손수건 등을 기저귀가방에 담은 뒤 잠에서 덜 깬 상콤이와 달콤이를 콤콤이 엄마와 하나씩 안고 집을 나섰다. 스튜디오에 도착해 짐을 풀고 주변을 살피니 촬영 당일이 금요일임에도 몇몇 가족들이 먼저 와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열심히 자세를 잡아준 노력이 무색하게 금세 자세가 흐트러지고 마니 사진 촬영은 예상(지극히 개인적인)보다 훨씬 오래 걸렸다.

콤콤이는 온통 하얀 컬러로 장식된 스튜디오가 꽤 마음에 드는지 두리번두리번 눈을 이리저리 돌리느라 정신이 없다. 촬영에 앞서 아이들이 입을 옷과 보닛(얼굴과 이마만 드러내는 모자) 등의 액세서리를 골랐다. 이맘때 아이들은 솔직히 그냥 보면 남자아이인지 여자아이인지 구분이 안되는데 콤콤이 역시 마찬가지. 하지만 예쁜 원피스에 보닛까지 씌우니 영락 없이 귀여운 여자 아이다. 자, 이제 사진 촬영에만 잘 협조해주면 되는데...

고작 130일 지난 둥이를 데리고 사진을 찍는 일은 정말 만만치 않다. 고개를 어느 정도 가누고 어설프게나마 앉을 순 있지만 사진을 위한 포즈를 취하는 건 그와 별개다. 촬영을 담당하는 작가 외에 스튜디오 직원들 2~3명이 한꺼번에 달라붙어 자세를 맞춰 주지만 1~2초 만에 흐트러지기 일쑤. 작가는 그 찰나의 순간을 담기 위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작가가 미리 짜둔 콘티대로 어찌어찌 촬영을 이어가던 가운데 상콤이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어르고 달래보지만 상콤이는 급기야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촬영 시간에 맞춰 데려 오려고 자는 아이를 억지로 깨운 탓인가 보다. 결국 촬영은 전면 중단 사태를 맞았다.^^;; 스튜디오 직원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하니 아기들과 촬영할 땐 원래 아기의 컨디션에 모든 걸 맞추는 것이라며 스스로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자고 한다. 졸지에 달콤이와 엄마 아빠는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30분 정도 지났을까. 스튜디오가 내 집인 마냥 꿀잠을 자던 상콤이가 깼다. 깨고 보니 어느새 아이들의 식사시간이다. 어른도 배고플 때 일하면 짜증이 나는데 '먹고 자고 싸는' 것 외엔 다른 생활이 없는 아이들 입장에선 배고픔은 곧 엄청난 고통일 터. 두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고 시계를 보니 스튜디오에 온지 2시간이 훌쩍 지났다. 이러다 달콤이가 졸리다고 칭얼대서 또 재워야 한다면... 이번 촬영은 '무한 루프'가 될 거다.

촬영 스케줄에 쫓기는 배우마냥(?) 잠이 부족해 스튜디오에서 잠들어버린 상콤이. 아주 꿀잠을 잤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 네 식구의 가족사진을 마지막으로 촬영이 끝났다. 우리 부부도 힘들긴 했지만 얼떨결에 엄마 아빠 품에 안겨 집 밖으로 나와 몇 시간 동안 강제적(?)으로 사진 찍느라 아마 콤콤이가 가장 힘들었을 거다.

촬영을 맡은 작가가 이렇게 찍었다며 얼핏 보여준 사진들로 판단하기엔 아쉽게도 콤콤이의 '사진발'은 아직 영 아니다. 앞으로 더 무럭무럭 예쁘게 자라서 돌 사진을 찍을 때는 제대로 '모델 포스'를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앗, 그런데 스튜디오 직원들 말로는 기어 다니고 걷기 시작하는 돌 즈음에는 사진 찍기가 더 어렵다던데...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진다.

김기훈 기자  core8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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