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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운 좋다는 '황금돼지해'..아이 낳을까 말까?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김혜진(36살) 씨는 몇 달 전부터 둘째를 낳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에 빠져있다. 지난 추석에 시부모님이 둘째 얘기를 꺼낸 뒤부터다. 당시 시부모님은 내년이 황금돼지의 해이니 둘째를 낳으면 복이 많이 들어올 거라며 출산을 권했다. 김 씨는 아무것도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띠'만 믿고 아이를 낳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지만 황금돼지해에 아이를 낳으면 복이 많이 들어온다는 얘기가 내심 솔깃한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주변에서 2019년 '황금돼지의 해'를 맞아 출산을 계획 중이라는 얘기를 자주 들을 수 있다.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미 '황금돼지 예비맘'들이 모여 출산과 관련한 고민을 나누고 있는 모습이 심심찮게 보인다. 이와 대조적으로 일부 부부들은 출생률이 높은 해에 아이를 낳아 키우면 '경쟁'이 심해 더 힘들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올해를 피해 출산 하겠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합계출산율(여성이 가임기간 중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1명 아래(0.95명)로 떨어지는 등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황금돼지의 해' 효과가 출산율 상승을 이끌 수 있을까?

◇'황금돼지의 해'..오방색 중 '황색'과 12지신 중 '돼지'의 결합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에서는 연도를 육십갑자(六十甲子)로 표기한다.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등 10개로 이뤄진 천간(天干)과 자(子) 축(丑) 인(寅) 묘(卯) 등 12개의 동물(띠)을 가리키는 지지(地支)를 순서대로 조합해 60년마다 한 순번이 돌아간다. 2019년은 육십갑자로는 기해년(己亥年)이다. 돼지는 돈(豚)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해(亥)로도 쓰인다.

돼지 예로부터 '복'과 '풍요'를 상징했다. 덕분에 '돼지띠는 재물운을 타고 난다', '집안에 돼지띠가 3명이면 집안이 부유해진다' 등의 속설이 생겨났고 실제로 돼지의 해에는 출산율이 크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통계청의 '인구동향조사: 인구동태건수 및 동태율 추이'에 따르면 통계가 작성된 1970년 이후 출생아가 가장 많았던 해는 1971년(신해년)으로 역시 돼지의 해였다. 1971년 출생아 수는 102만4773명에 달했다. 그전 해인 1970년(100만명)보다 2만명, 다음 해인 1972년(95만명)보다 각 7만명가량 많은 수치였다.

출산율이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2000년대 이후를 살펴봐도 돼지의 해에는 유난히 출생아 수가 많았다. '붉은 돼지의 해'였던 지난 2007년 출생아 수는 49만6922명으로 50만명에 육박했다. 이는 2006년보다 4만명, 2008년보다 3만명 더 많은 수치였다.

게다가 올해는 오방색 중 '황색'과 결합한 '황금 돼지의 해'다. 예로부터 황색 역시 '금(金)'을 떠오르게 해 '재물' 혹은 '풍요'로 해석돼 왔다. 오방색은 청색(동방) 붉은색(남방) 황색(중앙) 흰색(서방) 검은색(북방)으로 음양오행설에서 풀어낸 다섯 가지 순수하고 섞음이 없는 기본색을 말한다.

◇"이왕이면 재물운 타고난 황금돼지 띠 낳자" vs "유치원·입시 경쟁 고려 피하는 게 상책"

이쯤 되면 '황금 돼지의 해' 효과가 추락하고 있는 출산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을만하다.

일단 2세 계획을 가지고 있는 부부들 중에서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황금돼지의 해에 아이를 낳기 위해 지난해부터 출산 준비를 한 경우가 많다.

경기도 김포에 사는 김성태(42세) 씨는 "몇 해 전부터 둘째 계획을 해 왔다"며 "옛날부터 돼지띠 아이들은 편하게 산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황금돼지의 해라고 하니 더욱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신혼생활 중인 한지영(33세) 씨는 "신혼 기간을 조금 더 갖고 싶긴 한데 여기저기서 올해가 황금돼지 띠라서 아이를 낳기 좋다고 하길래 지난해에 계획적으로 임신했다"며 "미신이지만 그래도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왠지 아이 덕분에 집안이 잘 될 것 같다는 기대감이 생긴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황금돼지의 해를 맞아 출산율이 높아지면 오히려 아이를 키우기 힘들까 봐 걱정이라는 의견도 있다.

최근 셋째를 임신한 이지윤(40세) 씨는 "첫째를 낳은 2012년도에는 흑룡의 해라서 출산율이 꽤 높았는데 이후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갈 때 경쟁률이 높았다"면서 "앞으로 대학입시와 취직 등의 경쟁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는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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