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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성폭력 예방, 무조건 착한 아이 돼라 하지 마세요"

온 국민을 경악하게 하는 아동 성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많은 부모가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조금 더 촘촘한 법 조항과 명확한 기준을 만들자고 정부와 관련 기관에 요청한다.

이 같은 법적인 조처 등도 분명 필요하지만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가장 우선시 돼야 할 것은 가정에서의 교육이다. 전문가를 통해 아동 성폭력 예방을 위해 부모가 아이에게 반드시 해야 할 교육에 대해 살펴봤다.

"우리 나라 아이들은 너무 착해서 성폭력범, 납치범들의 타깃이 되기 쉽습니다. 외국과 달리 어려서부터 어른을 공경하고 늘 예의 발라야 한다는 교육을 많이 받고 크거든요. 하지만 무조건 착해야 한다는 옛날의 교육법이 요즘은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하죠"

이혜주 바른청소년 범죄예방 운동본부 수석강사가 '아동 성폭력 예방' 공개 강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이혜주 바른청소년 범죄예방 운동본부 수석강사는 최근 서울 마포구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열린 '아동 성폭력 예방' 공개 강좌에서 "요즘처럼 험악한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강사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는데 낯선 사람이 다가가 '아이의 이름과 다니는 학교(유치원) 등을 말하며 엄마가 아는 사람이니 도와줘'라고 다정한 말투로 유인하자 100% 따라갔다"며 "실험 후 아이들에게 물으니 낯선 사람이지만 나쁜 사람이 아니고 도움을 주기 위해 따라나섰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어려서부터 누구라도 곤경에 처하거나 위험한 상황이라면 도와줘야 한다는 교육의 영향이라는 것. 성폭력 피해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어른은 아이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는 걸 확실히 알려줘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같은 실험을 미국 등 해외에서 한 경우 해당 아이들은 '다른 어른에게 도움을 구하고 오겠다'며 낯선 이를 따라가지 않았다. 외국에서는 어른은 아이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며 만약 어른이 도움을 구하면 다른 어른에게 알리라고 가르친다.

이 강사는 "아이들에게 '나쁜 사람'에 대한 정의도 다시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앞선 실험에 참여했던 아이들에게 나쁜 사람을 그려보라고 하자 얼굴에 상처가 있는 남자, 험상궂게 생긴 남자를 주로 그렸다. 하지만 실제로 아동 성폭력이나 납치 사건의 가해자들은 호남형인 경우가 많았다.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의 경우 가해자들이 여고생들이었다.

아동 성폭력 방지를 위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아이에게 교육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는 "아이들에게 예쁜 언니, 착하게 생긴 아저씨도 나쁜 사람일 수도 있다고 얘기해줘야 한다"며 "부모가 정해준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절대 따라가선 안된다고도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XX엄마나 OO교회 목사님, △△경비 아저씨, 908호 오빠, 1004호 언니' 등 주변인을 예로 들고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면서 교육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강사는 "이밖에 아이의 가방이나 학용품 등에 아이의 이름을 크게 적지 않는 것이 좋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도 아이의 동선이나 개인적인 정보 등을 될 수 있으면 올리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성폭력을 막기 위해선 어린 시절부터의 성교육도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내 몸은 소중하고 이 소중한 몸은 나 이외의 그 누구도 만져선 안된다는 걸 지속적으로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많은 부모들이 말로 하는 성교육은 잘 하는데 행동과 일치가 되지 않아 아이들에게 혼선을 주는 경우가 많다"며 "그 누구도 함부로 만져선 안된다고 하는데 엄마 아빠가 아이의 몸을 동의 없이 씻기고 만지는 것, 그건 잘못된 교육법"이라고 꼬집었다. (☞관련기사 "아이가 자꾸 거길 만져요..어떻게 하죠?")

만약 아이의 몸을 씻기는 등 어쩔 수 없이 만져야 하는 상황이라면 "겨드랑이에 거품이 아직 남아 있는데 엄마가 조금 더 씻어줘도 될까?'라는 식으로 아이의 허락을 구해야 한다. 이렇게 동의를 구함으로써 자신의 몸을 함부로 만지는 행동은 잘못된 행동이라는 걸 아이가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 또한 8살 정도가 되면 같이 목욕은 하더라도 스스로 중요한 부위를 씻을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많은 학부모가 '아동 성폭력 예방' 공개 강의를 듣기 위해 서울 마포구 중부여성발전센터를 찾았다.

이렇게 충분히 교육을 했는데도 불상사가 생길 경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강사는 "우선 아이의 심리를 안정시키고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걸 느끼도록 해야 한다"며 "그래야 아이가 죄책감을 갖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위급상황일 때 가장 중요한 건 증거 확보로 112나 119로 바로 전화를 한 후 절대 샤워를 시키지 말고 서둘러 성폭력 전담의료기관으로 가야 한다"며 "이때 증거가 들어 있는 속옷은 흰 종이에 감싼 후 지퍼백에 넣어 밀봉하지 않고(부패 방지) 챙겨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혜주 강사=현재 바른청소년 범죄예방 운동본부 수석강사와 미래사회교육연구소 수석강사, CS-Makers 대표를 역임하고 있으며 한국폭력예방범국민운동본부에서 부모공감소통법을 강의하고 있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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