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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에 뜨는 영화관&미술관이 있다?

강화도는 정말x10 제가 좋아하는 여행지인데요. 미리 계획을 세우고 '여행'이라고 마음먹고 간 것만 열 번 가까이 될 정도예요. 남편이랑 오붓하게 단둘이서 간 적도 많지만 친정 식구들과 여행을 간 적도 있고요. 다른 지역에 사는 시조카들이 놀러 왔을 때도 강화도로 나들이를 떠났을 정도죠.

서울 근교에서 당일치기로 갈 수 있는 데다가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카페가 많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에요. 보문사, 전등사 등 유명 사찰도 있고 참성단, 초지진, 광성보, 갑곶돈대, 고려궁지, 고인돌 등 역사 유적이 많아 아이와 함께 가기에도 제격이고요. (너무 강화도 홍보대사 같나요? ㅋㅋ)

나름대로 강화도를 꽤 샅샅이 다녀봤다고 생각했는데요. 강화도에서 영화관과 미술관을 가 본 것은 처음이었어요. 그동안 전혀 몰랐던 뜨는 '핫플레이스'를 발견해 올리브노트 독자들에게 특별히(!) 소개합니다.

◇강화작은영화관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이에요. 지금은 강화대교, 초지대교로 내륙과 연결돼 있어서 섬이라는 느낌이 잘 안 들지만요. 지난해 기준 6만8000명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행정구역상 군에 속하는 작은 도시죠. 그래서 안타깝게도 오랫동안 영화관이 없었답니다.

인구가 적은 지역은 기대수익률이 낮아서 영화관이 들어서기 어렵거든요. 1991년 강화극장이 운영난으로 문을 닫은 뒤 강화도 주민들은 24년 동안 영화를 보려면 인천 시내나 서울로 원정을 떠났다는데요.

다시 영화관이 생긴 것은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영화관이 없는 기초단체를 대상으로 시행한 작은영화관 사업을 통해 강화읍 강화문예회관 2층에 영화관이 생겼어요. 강원 영월, 충북 옥천, 전남 화순, 경남 합천 등 전국 30여 곳에 작은영화관이 있어요.

'강화도까지 가서 무슨 영화관이야?'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영화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섬세한 예술 아니겠어요? 영화 자체도 중요하긴 하지만 영화를 보는 장소와 상황, 그리고 감정이 영화 감상에 상당히 영향을 끼치잖아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여행지에서 본 영화는 왠지 특별한 인상으로 남고 더 오래 기억되더라고요.

영화관 가는 길이 제법 낯설었는데요. 가는 길에 '여기 맞아?' 하면서 몇 번씩 확인하고 두리번거렸어요. 주차하는데 한참 걸리고 사람이 미어터질 것 같은 멀티플렉스 극장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죠?

강화문예회관에 들어서 계단을 오르면 2층에 영화관이 나타납니다. 한쪽 벽면에 상영중인 영화 포스터가 걸려 있는데요. 현재(12월 초) 기준으로 상영작이 8편이나 됩니다. 평일엔 하루 4~6회, 주말에는 6~7회 상영해요.

상영관에 들어가기 전 입장권을 발권해야겠죠. 매점과 매표소가 같이 있어요. 매점엔 카라멜 팝콘, 나쵸, 자몽에이드, 허브차 등 영화 볼 때 빠지면 섭섭한 맛있는 먹을거리가 있어요.

저는 보고 싶었던 영화가 있어 미리 예매를 해뒀어요. 예매는 홈페이지와 현장에서 가능한데요. 주말에 간다면 미리 예매하고 가는 걸 추천합니다. 제가 간 날은 일요일 오전이었는데 매진이더라고요. 홈페이지에서 날짜와 영화 및 시간, 인원을 선택한 뒤 좌석을 고르고 결제하면 됩니다.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때는 카드 결제만 가능해요. 예매한 내용은 핸드폰 문자로 전송할 수 있어 아주 편리합니다.

영화 관람료는 6000원입니다. 문화의 날도 아니고 할인 받은 것도 아닌데 이 가격이라니! 상당히 저렴하죠. 집 근처 영화관에서 주말에 영화 보려면 1만2000원인데 딱 절반 가격이에요. (작은영화관에 갈 이유가 하나 더 늘었죠? ㅎㅎ)

예매한 사람의 이름을 말하면 인원을 확인한 후 티켓을 출력해 줍니다. 이곳은 외지인보다 지역 주민이 훨씬 많아 보였는데요. 그래서 이방인이 된 느낌이 아주 살짝 들었는데 생경한 그 느낌이 싫지는 않더라고요.

티켓을 끊어줄 때마다 직원 분이 많은 분들과 익히 아는 사이처럼 보였어요. "어제 일 늦게 끝나지 않으셨어요?" "늦게 끝났지. 그래도 영화 보려면 와야지~" "OO이도 왔네. 뭐 줄까?" 하며 안부를 묻는 인사가 오가는 게 정겹고 자연스러웠어요.

상영관은 단 한 관입니다. 헷갈릴 일이 없죠. ㅎㅎ

저는 '영화관은 무조건 커야 돼' 하는 고정관념이 있었어요. 영화 예매할 땐 무조건 좌석이 많고 스크린이 큰 곳을 골랐죠. 그런데 이번에 간 작은영화관은 좌석이 87개밖에 되지 않지만 화면이 작다거나 사운드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전! 혀! 받지 못했어요. 좌석도 굉장히 편안했고요.

마마, 우우우~. 여운이 오~래 남는 영화를 보고 영화관을 나왔는데요. 탁 트인 풍경에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았어요.

◇신문리미술관&조양방직 카페

이곳도 최근 떠오르는 강화도의 '핫플'이에요. 사실 커피 한 잔 마시려고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가 '여기는 그냥 카페가 아니네!'라며 감탄한 곳이죠.

왕복 2차선 길가에 있는 허름한 건물인데요. 입구에서는 이곳의 진정한 매력을 가늠할 수가 없어요. 조양방직 큰 간판 아래 신문리 미술관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어요.

조양방직은 일제강점기인 1933년에 설립된 국내 최초이자 최대의 근대식 방직공장인데요. 국내 섬유산업을 주도했을 정도로 1930~1960년대 최고 품질의 인조직물을 생산해 강화 섬유를 널리 알린 기업이었다고 해요.

폐가로 20~30년간 방치됐던 이곳을 보수공사를 통해 현재의 모습으로 문을 열게 된 것이죠. 이름과 공장 외관을 그대로 살려 카페로 개조했는데요. 여러 건물이 산업화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전시장으로 쓰이고 있어요.

요즘 빈티지 감성을 자극하는 창고형 카페, 창고형 갤러리가 인기인데요. 이곳은 창고형 카페+갤러리의 끝판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무리 창고 느낌을 내려고 해봤자 진짜 공장만 할까요? ㅎㅎ 외관에서 세월의 흔적이 물씬 느껴져요.

내부로 들어가면 반전 매력에 입이 떡 벌어져요. 규모도 어마어마합니다. 천장도 높은데 넓기도 넓거든요. 이곳 전체의 넓이가 무려 2000평이나 된다고 해요. 점심 시간 직후라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수 백명도 거뜬하게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은 규모예요. (하지만 커피가 나오는데는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방직기계가 일렬로 늘어서 있단 공간에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해 공장 분위기가 살짝 남아있어요.

오래된 조형물, 아기자기한 빈티지한 소품은 물론 옛날 교과서와 전화기, 공장 기계 등도 전시돼 있는데요. 요즘 애들은 옛날 전화기 사용법을 모른다고 하죠. 한 엄마가 아이에게 설명해주더라고요.

이곳은 아이들과 같이 가기에도 정말 좋은데요. '상신상회'라고 적힌 카페 내부의 또 다른 공간으로 들어서니 아이들이 여기 다 모여 있더라고요. 회전목마, 오락기 등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놀거리가 가득해요. 테이블과 의자도 배치돼 있어서 아이를 돌보며 이 공간에서 차 마시는 부모들이 많았어요.

전면이 통유리로 돼 바깥 풍경을 감상하면서 햇볕을 쬘 수 있는 공간도 있고요.

경운기, 방직 기계 등 옛스러운 소품을 그대로 살린 인테리어가 특징이에요. 한 쪽 벽면에서는 스크린에 무성 영화가 나오고요. 아이들도 예전 기계와 놀이에 흥미가 생긴 걸까요. 우는 아이는 단 한 명도 보지 못했어요.

지금은 사라진 공중전화 부스까지 전시돼 있어요. 와 공중전화 정말 오랜만이죠. ㅎㅎ 괜히 한 번씩 들어가서 사진 한 장 남기게 되더라고요. 왼편에 창고 또한 이곳의 전시장이니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카페와 전시장 구석구석 둘러보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인생 사진도 건지고 사라진 감성을 충전하면서 빈티지 매력에 빠져보세요.

여행에 먹거리가 빠지면 섭섭하죠? 강화도의 먹거리는 다음 기사에서 소개할게요.

*해당 기사는 관련 업체로부터 어떤 대가나 혜택을 받지 않고 기자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한 후 작성했습니다.

김은정 기자  ejkim@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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