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여돼 휴거 주제에"..내 아이도 혹시 학교폭력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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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여돼 휴거 주제에"..내 아이도 혹시 학교폭력 피해자?
  • 임성영 기자
  • 승인 2018.11.27 14: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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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또래 중학생을 집단 폭행한 뒤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숨지게 한 '인천 중학생 집단폭행 추락사' 사건 등 생각만 해도 끔찍한 학교폭력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부모들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는다. '혹시 내 아이도 학교폭력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이미 시작되면 이전으로 되돌리기 어려운 학교폭력. 이를 막기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는지 전문가의 입을 통해 들어봤다. 

이혜주 바른청소년 범죄예방 운동본부 수석강사가 최근 서울 마포구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열린 '아동학대 집단 따돌림 실태 강의'에서 강의하고 있다. 

"나와 비슷한 사람하고만 어울리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 중 하나예요. 이런 본능은 만 4~5세 때 처음 만들어지죠. 이때부터 이런 행동은 잘못된 거라고 정확하고 단호하게 알려줘야 합니다"

이혜주 바른청소년 범죄예방 운동본부 수석강사는 최근 서울 마포구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열린 '아동학대 집단 따돌림 실태 강의'에서 "만 4~5세의 아이들이 친구 한 명을 빼놓고 놀거나 유독 한 친구를 놀릴 때 부모들은 '아이가 아직 어려서 잘 몰라서 그래'라며 그냥 두는데 몇 년 후 그것이 큰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강사는 "육아정책연구소의 조사 결과 학급별 학교 폭력 피해율은 △고등학교(5.7%) △중학교(13.4%) △초등학교(15.2%)로 나이가 어릴수록 높아졌다"며 "유치원(혹은 어린이집) 내 학급별 학교 폭력 피해율은 아이들에게 직접 조사할 수 없어 교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 초등학교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즉, 학교폭력 문제는 미취학아동기부터 시작되며 이때부터 가정과 기관에서 아이들에게 이와 관련된 교육을 지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요즘 아이들은 지능적으로 학교폭력을 가하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빨리 파악하기 어렵다"며 "그래서 평소에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고 아이들끼리 사용하는 단어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소셜네트워크(SNS) 상이나 문자메시지 등에서 친구들이 아이를 '△아벌구(아가리만 벌리면 구라다) △찐찌버거(찐따에 찌질하고 버러지같은 거지) △안여돼(안경쓰고 여드름 난 돼지) △휴거(휴먼시아 거지) △빌거(빌라에 사는 거지)' 등으로 부른다면 학교폭력을 의심해 봐야 한다. 반대로 아이가 누군가를 이런 식으로 부른다고 하면 학교폭력 가해자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명 '그네게임(피해자의 팔과 다리를 가해자들이 잡고 공중에서 왔다 갔다 한 뒤 던지는 게임)'이나 '동전게임(동전에 구멍을 뚫고 낚싯줄로 꿰어 피해자의 목에 동전을 넣었다 뺐다 반복하는 게임)' 등도 학교폭력의 한 예다. 게임이라고 하지만 수위가 상당히 높아 사실상 학교폭력에 해당된다. 가해자들이 피해자에게 "게임을 하자"며 접근하기 때문에 피해자인 아이의 상처를 본 부모가 이유를 물어도 "게임을 하다가 다쳤다"고 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를 빨리 해결하기 어렵다. 

아울러 그는 "가장 끔찍한 건 '안티카페'를 이용한 학교폭력"이라며 "처음 안티카페를 만든 피해자를 찾아 카페를 없애기 전까지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티카페란 학교폭력 가해자 중 한 명이 피해자와 관련한 글과 함께 사진을 올리기 위해 만든 인터넷상의 공간이다. 이 카페는 누구나 가입이 가능해 전국 각지에 사는 학생들이 회원으로 가입한 후 직접 알지도 못하는 피해자를 욕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피해자가 학교폭력을 피하기 위해 전학을 가도 따라붙는 꼬리표를 제거하기 어렵다.  

이 강사는 "안티카페를 비롯해 카따(카카오톡 상에서의 왕따)나 떼카(카톡감옥) 등으로 인해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서 만이 아니라 집에서도 정서적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며 "부모의 많은 관심이 필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 아이가 피해자가 되는 것도 아프지만 가해자가 되는 것도 끔찍한 일"이라며 "이를 피하기 위해서도 역시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학교폭력 문제가 발생한 뒤 가해자 학부모를 만나보면 대부분의 경우 아이가 왜 그렇게 됐는지 이해가 된다"며 "엄마 아빠가 그렇게 키웠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예를 들어 요즘 육아에 지친 많은 부모가 밥 한 끼라도 편하게 먹으려고 식사 시간마다 아이에게 휴대폰을 쥐여준다. 영아기부터 휴대폰과 친숙한 아이는 쉽게 게임에 빠진다. 그러다 폭력적인 게임을 자주 접하면서 아이의 폭력성이 짙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강사는 "애초에 부모가 폭력적인 아이, 남을 비하하는 아이, 사람을 구분 짓는 아이로 키웠는데도 많은 가해자 부모가 '우리 아이는 원래 그렇지 않았어요'라는 말을 하며 남의 탓을 한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사춘기라서, 친구를 잘 못 사귀어서 갑자기 나쁘게 변하는 아이는 없다"며 "내 아이가 학교폭력 가해자기 되지 않기 위해서는 부모 스스로가 올바른 삶의 태도를 가지고 살아가며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혜주 강사=현재 바른청소년 범죄예방 운동본부 수석강사와 미래사회교육연구소 수석강사, CS-Makers 대표를 역임하고 있으며 한국폭력예방범국민운동본부에서 부모공감소통법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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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형 2018-11-29 11:16:07
현행법 상, 죽인 아이는 보호 받고, 죽은 아이는 그냥 쌩 무시...
복수는 피해자 부모가 직접 칼을 드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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