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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눈으로 확인해볼까? 라돈측정기 대여 체험기

1급 발암물질 라돈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최근 침대 매트리스와 베개, 생리대, 욕실 선반, 온수매트 등 생활 제품 전반에서 기준치를 훌쩍 넘는 라돈이 측정돼 충격을 줬죠.

라돈은 무색, 무취, 무미의 자연방사능 물질인데요. 토양 내 우라늄이 붕괴하면서 생긴 라듐으로부터 발생해 지구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하지만 고농도 라돈은 폐암, 피부암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어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죠.

최근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20만원 상당의 라돈측정기를 대여하고 있습니다. 저도 관할 시청에 대여 신청을 해봤는데요. (지자체마다 신청 방법과 기간이 달라요.) 100만명이 넘는 시민이 거주하는 지역인데 라돈측정기는 단 5대뿐이라고 하더군요. 제 주소를 확인한 시청 담당자는 현재 대기자가 200명이 넘어 세 달 넘게 기다려야 한다며 제가 사는 지역 구청으로 신청할 것을 권했습니다. 구청에서 라돈측정기 1대를 보유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신청 후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이 없었어요. '혹시 전화번호를 잘못 적은 게 아닐까' 걱정했죠. 꼬박 두 달을 기다린 끝에 라돈측정기를 빌릴 수 있었는데요. 대기가 너무 길어서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면 라돈측정기를 직접 구매하거나 민간업체에서 대여했을 것 같아요. 시청(구청) 이용시간에 맞춰 대여와 반납을 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일부 직장인들도 2만~4만원에 라돈측정기를 빌릴 수 있는 민간업체를 선호한다고 하네요.

라돈측정기를 대여하기 위해 구청 환경녹지과에서 라돈가스측정기 대여대장을 작성했어요. △이름 △전화번호 △주민번호 △주소를 적고 구청 직원에게 신분증 확인을 받았습니다. 대여 기간은 1박2일, 대여료는 1000원인데요. 대기자가 많아 반납이 늦어지면 안 된다고 강조를 하시더라고요.

'라돈아이'라는 제품인데요. 상자를 열어보니 내용물은 단출했습니다. 라돈측정기와 라돈측정기 전원, 라돈측정기 설명서가 전부였어요. 본격적으로 측정을 해봐야겠죠. 저는 △침대 매트리스 △거실 △욕실 상판을 측정해봤습니다.

라돈 수치를 측정할 때는 다음 사항을 주의해야 하는데요. 측정하려는 장소의 창문과 방문을 모두 닫고 벽과 창문, 바닥에서 50㎝ 이상 떨어진 곳에 라돈측정기를 놓고 측정해야 합니다. 10분마다 측정값이 계속 업데이트되는데요. 신뢰할 수 있는 결과는 측정을 시작하고 약 1시간이 지났을 때입니다. 집안의 라돈 농도가 일반적으로 새벽에 가장 높고 낮엔 낮아지기 때문에 적어도 24시간은 연속으로 측정해보라고 권장합니다. (하지만 집안 곳곳을 24시간씩 측정하기엔 허락된 대여 시간이 짧죠.)

측정 전에 국내 라돈 기준을 살펴봤어요. 라돈 농도는 피코큐리(pCi/l)나 베크렐(Bq)로 표기하는데요. 우리나라의 실내 라돈 권고 기준은 지하역사나 지하상가 등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148Bq/㎥(4pCi/l), 공동주택은 200Bq/㎥(5.4pCi/l)입니다.

라돈측정기의 사용법은 어렵지 않았어요. 전원선만 연결하면 10분 뒤부터 측정값이 표시되는데요. 안전 기준인 4pCi/l를 넘으면 알람이 울립니다. 스마트폰에 라돈아이 앱을 설치하고 블루투스를 연결하면 측정값을 스마트폰으로도 볼 수 있어요. 스마트폰에 연결하면 측정값을 그래프로 한눈에 볼 수 있는데 라돈측정기를 작동시켜 놓고 다른 일을 볼 수 있어서 편했어요.

침대 매트리스(왼쪽)와 욕실 상판에서 라돈 수치를 측정했다.

라돈 침대 파문 때문에 제일 걱정스러웠던 매트리스를 먼저 측정해봤는데요. 측정값이 0.3~2.1pCi/l로 안전 기준보다 낮았어요. 거실은 0.5~2.1pCi/l, 욕실 상판은 0.5~2.2pCi/l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수치가 낮았는데 라돈 농도가 낮아진다는 낮에 측정한 영향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베개, 매트리스 등 생활 제품에 직접 대고 측정해보니 어느 정도 궁금증과 걱정은 해소됐어요.

거실에서 측정한 라돈 수치.

세 장소에서 측정한 값을 살펴보니 공통점이 하나 있었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라돈 수치가 올라가더라고요. 창문, 방문을 닫고 한 곳에서 3시간 넘게 측정하면 안전 기준 이상으로 수치가 올라가는 것도 볼 수 있다고 해요.

거실에서 측정하던 중 창문을 열었는데요. 위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라돈 농도가 뚝 떨어졌습니다. 환기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되더라고요. 실제 가장 효과적이고 손쉬운 라돈 저감 방법으로 손꼽히는 것이 환기인데요. 아침, 점심, 저녁 하루 3회 30분씩 환기를 시켜주면 라돈을 최대 70%까지 제거할 수 있어요. 특히 겨울철에는 토양과 실내의 온도 차이로 라돈의 유입률이 높고 환기율이 낮아 실내 라돈 농도가 더욱 높아진다고 하니 주의해야겠죠.

김은정 기자  ejkim@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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