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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주변 성범죄자 넘쳐나는데"..정보 공유하면 처벌?

'무소식이 희소식'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 '성범죄자 알림 고지서'에 대해 얘기한다면 아마도 이 말에 크게 공감할 것이다. 성범죄자 신상공개 및 우편고지는 법원으로부터 신상공개 및 우편고지 명령을 선고받은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성범죄자 알림e' 온라인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 공개하고, 거주지의 아동청소년 보호세대와 학교 등에 우편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제도다.

즉, 우편함에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로부터 날아온 성범죄자 알림 고지서가 들어 있다면 우리 집 인근에 성범죄자가 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아이들이 다니는 전국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앞에 상당히 많은 성범죄자가 살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에 대해 (☞관련기사 [막수다]'우리 아이 학교 앞 성범죄자가 산다') 짚은 적이 있다. 일 년이 지났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없다.

이는 성범죄자들의 거주지를 제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유치원, 초∙중∙고교 중 58%에서 반경 1km 이내에 성범죄자의 거주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

박 의원은 "성범죄자는 습관성으로 재발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학교 1km 내 성범죄자가 다수 거주한다는 사실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성범죄 사건이 연일 홍수처럼 쏟아지는 상황에서 가정, 학교와 같이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 주변에 성범죄자가 살고 있다는 사실 하나로도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부모들은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 성범죄자 알림 고지서와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를 꼼꼼히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성범죄자 알림 고지서에는 사진과 이름, 나이, 주소 및 실제 거주지, 신체정보(키, 몸무게), 성범죄 요지, 성폭력범죄 전과사실(죄명 및 횟수), 전자장치 부착 여부를 알려준다.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지만 주소 및 실제 거주지는 도로명과 건물번호까지만 제공된다. 둘 중 더 상세한 정보는 알림 고지서에 담겨 있는 셈이다.

그러나 성범죄자 우편고지는 미성년자를 둔 가정(인근 거주), 교육기관으로 그 대상이 한정된다. 고지서를 받은 부모는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 온라인지역 카페나 맘 카페를 살펴보면 주거지 지역의 성범죄자 거주 사실을 공유하는 내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누군가에 의해 버스정류장에 부착된 성범죄자 알림 고지서.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다시 떼어갔는지 해당 고지서가 제거됐다.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타인에게 공유할 시 처벌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대다수가 우편물 속 인물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하거나 아예 글로 성범죄자의 모습을 표현해 공유한다. 이어 성범죄자 알림e로 신상정보를 꼭 확인해보라는 조언도 덧붙는다. 현행법상 개인 확인 용도로 정보를 확인하는 것 이외에 관련 내용을 유포하거나 공개하면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5조 1항에 따르면 공개정보는 아동‧청소년 등을 등록대상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성범죄 우려가 있는 자를 확인할 목적으로만 사용돼야 한다.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신문, 잡지 방송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공개해서는 안되며 내용을 수정 또는 삭제해선 안된다. 이를 어기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실제 지난 2016년 지인이 아동 성범죄 전과가 있는 사람과 만나는 사실을 알게 돼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 내용을 갈무리해서 보냈다가 벌금 300만원에 처해진 사례도 있다.

사진=여성가족부 자료 캡쳐

아이러니하게도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를 통해서는 국민 누구나 실명 인증만 거치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단 보안상의 이유로 해당 내용을 캡처할 순 없다. 사실상 누구나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볼 순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개인정보 보호를 내세우며 '쉿! 너만 알고 있어야 해'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가 성범죄 예방과 개인정보 보호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탓에 애꿎은 부모들만 속이 탄다. 물론 '한 번의 실수로 성범죄자가 된 누군가' '억울하게 성범죄자가 된 누군가'의 삶도 중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순 없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피해자는 억울하게 당해도 범죄자 인권만 챙겨주는 나라(ID dys***)' '아동 성범죄는 재범률도 높은데 처벌이 너무 약하다(ID jud***)' '성범죄자 정보 공유했다가 명예훼손으로 범죄자보다 더 감옥에서 오래 살 수도 있겠다(ID say***)'란 비아냥 섞인 의견을 쏟아지고 국민청원까지 올리는 배경에는 정부가 무엇보다 아이들의 안전을 우선으로 하길 바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같은 걱정을 하는 부모들이 반길만한 소식 한 가지는 국회가 법 개정을 향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는 것이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8월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개인간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전 의원 등은 성범죄자 알림e로 공개된 정보를 이웃에게조차 알려주지 못하는 실정에 대해 "신상정보 공개제도의 취지를 퇴색시키는 과도한 제한"이라며 개정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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