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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빠진 아이돌봄지원 정책.."바보야, 문제는 OO야"

여성가족부가 저출산 해소를 위한 내년도 예산안을 대폭 늘렸다. 하지만 부모들은 이번에도 직접 혜택을 볼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며 계속되는 '탁상행정'에 오히려 힘이 빠진다는 입장이다. 특히 아이돌봄서비스의 경우 돌보미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 대상이 확대되면 경쟁만 심해질 뿐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여가부는 2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우리 사회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돌봄 지원 △한부모가족 지원 △가족친화 인증 확대 등을 골자로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예산 편성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확대'다. 여가부는 내년도 △아이돌봄서비스 확대와 지원체계 강화를 위해 2246억원을 쓸 예정인데 이는 올해(1084억원)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여가부 재정지원 방향(출처=보건복지부)

한부모가족 자녀양육비 지원도 올해 918억원에서 내년 2069억원으로 대폭(1151억원) 늘릴 계획이며 △공공육아나눔터 확대 역시 올해보다 14억원 증가한 44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여가부는 아이돌봄 지원 시간을 종전 연 600시간에서 연 720시간으로 늘리고 각 가정의 이용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이용요금 정부 지원 대상을 중위소득 120% 이하에서 150% 이하로 상향 조정한다는 계획이다.현실 육아를 하고 있는 부모들이 이번 예산안 중 실효성에 가장 의문을 가지는 건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확대다.

예컨대 3인 가구 기준으로 종전엔 월 소득 422만원 이하일 때만 정부의 지원금을 받았지만 내년부터는 월 소득이 553만원 이하라면 정부의 지원금을 받고 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에 따라 아이돌봄 이용 시 정부 지원을 받는 가구(가~다형)는 연 4만6000가구에서 9만가구로 늘어난다.

여가부 예산안 편성 확대에 따른 기대효과(출처=보건복지부)

문제는 정부의 지원과 상관없이 돌보미 수가 부족해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 넘게 대기하는 사람이 줄을 섰다는 것이다. 돌보미 수를 크게 늘리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 지원을 늘리면 오히려 경쟁이 심화돼 서비스에 대한 불만만 커진다는 게 부모들의 의견이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한 모(41세) 씨는 "아이돌봄서비스에 대한 지인들의 만족도가 높다길래 일찌감치 신청하고 기다렸지만 6개월째 감감 무소식"이라면서 "정부의 지원 대상자가 많아지면 경쟁이 더 치열해질 텐데 그냥 사설업체를 이용해야 하나 고민"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아이를 키우는 이지현(35세) 씨도 "육아휴직 후 회사 복귀를 앞두고 아이돌봄서비스를 신청했지만 매칭이 안되고 있다"며 "자금 지원보다 급한 건 시스템 개선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정부 역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산안 편성 계획안에 돌보미 수를 현재 2만3000명에서 3만명으로 30% 가량 늘린다는 내용을 넣었지만 지원 대상 가구 수가 종전 대비 2배나 늘어나는 것을 고려하면 돌보미 부족 현상은 앞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또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7000명이라는 도우미 수를 늘릴 수 있을 지도 불확실한 부분이다. 여가부에 따르면 작년과 비교해 늘어난 도우미 수는 2000명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여가부 관계자는 "올해 주휴수당 지급 등 돌보미 처우를 개선하면 예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돌보미 수 부족 문제는 예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던 만큼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여가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안은 오는 31일 국회에 제출되며 국회 심의와 결의를 거쳐 오는 12월2일 확정된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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