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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실외기에 하얀 알 4개!..비둘기 퇴치업체 부른 사연

한 달여 전 무더워진 날씨에 에어컨을 틀어야겠기에 실외기 상태를 보려고 베란다 문을 연 순간! 전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을 보고 제 눈을 의심했어요. 이 움직이는 꼬리는 뭐고, 하얀 조약돌 4개는 무엇인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희 집 베란다 실외기 아래에 비둘기 부부가 둥지를 틀고 알을 낳은 후 이를 정성껏 품고 있던 것이었죠. 흰색 조약돌 같은 저것이 바로 '비둘기 알'이고요. 옆에 비둘기 몸통과 꼬리예요. OMG!!!

그때부터 열심히 검색을 시작했어요. 비둘기가 알을 낳고 성체가 돼 날아가기까진 두 달 정도가 걸린다고 하더군요. 알을 낳은 지 20일 정도가 지나면 부화하고 그 후 30일 정도가 지나면 성체가 돼 날 수 있데요. 그리고 비둘기는 모성애가 상당히 깊어 웬만해선 알을 뺏기지 않는다는 것과 입을 통해 모유를 먹인다는 것도 알았죠.

순간 고민에 빠졌어요. 어미를 쫓고 알을 밖으로 떨어뜨릴 것이냐 그냥 둘 것이냐. 그러던 중 엄마(혹은 아빠) 비둘기와 눈을 마주쳤는데 '절대 비키지 않겠다'는 의지가 활활 타오르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 눈빛을 본 순간 종은 다르지만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은 다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전 후자를 택했어요.

그렇게 일주일이 지난 어느 날 문을 열자 이렇게 새끼가 태어나 있었어요. 나머지 알 두 개는 부화하지 못했더라고요. 비둘기 새끼는 보기 힘들다고 하는데 운이 좋았나 봐요. 새 생명의 탄생은 반가웠지만 올여름은 너~무 덥다 보니 내 가족도 살려야겠기에 어서 떠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죠.

그렇게 2주가량 지나고 난 뒤 새끼들이 안 보여서 떠나갔나 했는데 에어컨을 청소하던 날 여전히 집을 지키고 있는 어린 비둘기들을 보고 창문을 한 번 더 닫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뒤 난간에 앉아 있다 비상하는 어린 비둘기들을 보고 바로 비둘기 퇴치 업체에 전화를 해서 예약을 잡았어요. 비둘기는 기억력이 좋아서 자기가 태어난 곳에 다시 찾아와 또 새끼를 낳고 키운다고 하더라고요.

올여름이 너무 덥기도 했고 냄새가 나는 것도 걱정이 됐어요. 아랫집으로 이물질이 떠내려가는 것도 신경 쓰였고요. 저희 집 뒷산이나 공원에 둥지를 틀길 바라며..!

비둘기 퇴치 작업을 하는 당일 업체 사장님과 직원 한 분이 이 많은 장비를 들고 집으로 오셨어요. 젤 위 첫 사진이 청소기였고요. 그 옆 사진이 망을 달 때 사용하는 나사 등 부품들. 그리고 왼쪽 아래가 소독기, 오른쪽 아래는 화장실에서 물을 끌어다 쓸 때 사용하는 호스더라고요. 이 외에도 3~4개의 박스를 더 들고 오셨어요.

이 장비들을 이용해 우선 실외기와 베란다, 방충망, 유리창 등을 깨끗하게 청소하고요. 비둘기가 들어오지 못하게 전체적으로 망을 치는 작업을 해요.

첫 번째 작업은 비둘기 배설물과 벌레 사체, 나뭇가지 등이 뒤범벅돼 있는 이물질을 긁어내는 작업이었어요. 이때 벌레가 튕겨 나오기도 하고 먼지도 날리니 베란다와 방 사이 이중문은 꼬옥! 닫아두세요. 혹시 이중문을 닫을 수 없다면 방 안 가구나 장식품 등에 큰 비닐 혹은 보자기 등으로 덮어두는 게 좋아요.

이렇게 청소기를 이용해서 남아 있는 오염물질 조각들도 쏴~악 빨아들여요. 그리고 압력이 아주 센 물총 같은 기기로 물청소까지 한답니다. 수압이 아주 세기 때문에 대부분 공기 중으로 날아가고요. 바닥에 남은 물은 청소기로 빨아들이기 때문에 밑에 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고 해요. 사장님이 여태껏 아랫집에서 컴플레인 받은 적은 없으니 걱정 말라고 하더라고요. 오랜 연구와 경험 끝에 생긴 노하우들이라고요. 또 혹시라도 밑에 집에서 물이 떨어졌다고 컴플레인을 하면 직접 청소해 주겠다고 하셨어요.

실외기 외부의 필터도 청소기를 이용해서 이렇게 깨끗하게 청소해요. 지난번 에어컨 청소 때 들은 얘기로는 실외기는 내부까지 청소하려면 아예 다 뜯어내야 하기 때문에 웬만한 전문가가 아니면 하지 못하고 비용도 아주 많~이 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앞뒤 외부만 깨끗하게 하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죠.

베란다에서 가장 더러운 부분인 창틀도 깨~끗하게 청소해 주셨어요. 나중에 베란다 바닥까지도 닦아주셨답니다. (짐이 있는 부분은 빼고요)

그리고 이렇게 창문까지 시원~하게 물총으로 쏴~악 깨끗하게 청소해 주십니다. 아랫집에 피해가 갈까 봐 어찌나 조마조마했던지.. 신기하게도 물이 많이 흘러내리지 않고 바닥에 고이는 수준이라 청소기로 빨아들이니 말끔하게 정리되더라고요.

짜짠~ 말끔하게 청소된 모습을 보여드려욧!!! 10년 묵은 체증이 쓸려 내려간 것 같죠?

청소가 마무리된 후 비둘기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망 설치' 작업을 시작했어요. 업체를 선택하기 전 찾아보니 업체마다 비둘기 퇴치를 위한 기구 설치 방법이 모두 다르더라고요. 뾰족한 플라스틱 가시를 난간에 붙이는 업체도 있고 실외기 상단부분을 판으로 덮어 막는 곳도 있었어요.

이 두 방법을 중 하나를 선택했던 사용자들의 후기를 찾아보니 비둘기가 플라스틱 가시 사이를 뚫고 들어오거나 난간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기도 해 결론적으로는 '실패했다'는 내용들이 몇 개 있었어요. 또 상단을 판으로 막았더니 공기 순환이 잘 되지 않는 것 같아 걱정이라는 후기도 봤죠. 그래서 비둘기를 100% 차단할 수 있고 공기 순환도 잘 된다는 실외기 베란다 전체를 망으로 둘러싸는 시공을 해주는 업체로 선택했어요.

아래 난간은 실외기 뒷부분의 필터와 같은 부식이 되지 않는 PVC 재질의 망을 둘러요. 윗부분은 낚싯줄 재질의 망인데 강한 자외선에도 녹지 않아 중동에도 수출되는 제품이라고 해요. 망을 설치하기 위해 실외기 베란다 천장과 바닥에 고정 핀을 박는데 소음이 나요. 하지만 3분 정도면 끝나 이웃에게 불편을 줄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이웃에 예민한 분이 산다면 충분히 사전 설명을 드리는 게 좋을 듯해요.)

마지막으로 연막소독기를 이용해 소독까지 하면 끝~입니다. 피톤치드가 많이 함유된 소독약이라고 하고요. 매트리스 소독 업체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아 인체에 무해하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비둘기가 또 들어오거나 망에 문제가 생기면 A/S까지 해주신다고 하니 더 믿음이 가더라고요. 작업하는 데 걸린 시간은 1시간40분가량, 비용은 25만원이었답니다. 적은 돈은 아니지만 두 분이 더운 날 땀 뻘뻘 흘리면서 일하시고 깨끗해진 실외기 베란다를 보니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으로 혹시 해당 업체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비밀 댓글을 다셔도 죄송하지만 저는 알려드릴 수가 없어요. 올리브노트는 혹시나 광고성으로 보일 수 있다는 이유로 내부적으로 기사에 언급된 상호 등은 공개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해 부탁 드려욧!:)

*해당 기사는 관련 업체로부터 어떤 대가나 혜택을 받지 않고 기자가 직접 비용을 지불한 후 작성했습니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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