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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스토리]로컬유치원? 영어유치원?...'낯선 선택'의 연속
  • 싱가포르=박은희 객원기자
  • 승인 2017.05.1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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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한국 국제학교 유치원의 내부 모습

7세 주희, 5세 주영 두 자매를 키우고 있는 이웃 언니는 첫째를 싱가포르 한국 국제학교 유치원에, 둘째를 로컬 보육센터(Childcare Center)에 보낸다. 처음 싱가포르에 왔을 때 아직 영어가 서툰 큰 애를 위해 한국 유치원을 선택했지만 현지의 생생한 교육환경을 접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있었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주희를 학교 셔틀버스 정류장에서 배웅한 후 둘째 주영이를 걸어서 데려다준다.

한국 국제학교 유치원은 오후 세 시 반이면 수업이 끝나기 때문에 큰 아이를 먼저 픽업한 뒤 둘째를 데리러 간다. 로컬 보육센터는 픽업하는 시간이 자유로운 편이다. 처음에는 낮잠 시간 후에 바로 주영이를 데리고 왔지만 요즘엔 시간을 늦춰 다섯시쯤 가곤 한다. 첫째는 싱가포르에 온 지 일 년 만에 영어를 쓰는 미국인 담임선생님과도 곧잘 대화하는 수준이 됐다. 주영이는 밥그릇에 반찬을 담아 먹는 현지식 점심에 잘 적응하고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 놀아 엄마로서 만족도가 높다.

싱가포르는 말레이반도 끝에 위치한 도시국가다. 면적(697km²)은 서울(605km²)보다 조금 더 크지만 중국계와 말레이계, 인도계 등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살아가는 다민족 국가다. 또 대부분 분야에서 영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지만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이 곳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부모조차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선택지 속에서 아이를 위한 최선을 골라야 하는 일이다.

유아교육 역시 교육기관마다 특징이 확연히 다르다. 싱가포르에 처음 온 부모들은 로컬 유치원과 외국계 국제학교 유치원, 한국 국제학교 유치원, 한인교회 유치원 등의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한다. 대부분의 한국인 부모가 가장 크게 고려하는 부분은 사용 언어와 교육 분위기, 교육비 등의 문제다.

단독주택 형태의 싱가포르 로컬 유치원

로컬 유치원은 한국보다 분위기가 엄격하고 규율을 강조한다. 대부분이 하루 3시간 반일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교육부가 운영하는 MOE 유치원(MOE Kindergarten)은 하루 4시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MOE 유치원이라도 오전 8시에 등원하면 낮 12시, 오후 1시에 등원하면 오후 5시에 하원 한다. 전일반을 운영하는 경우에도 직접 점심, 간식 도시락을 싸가야 하는 부담이 있다. 싱가포르 인구의 75%가 중국계로 이뤄져 있어 대부분의 경우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교육한다. 로컬 유치원을 보낼 경우 하원 후 수영이나 미술 등의 수업을 듣는 경우가 많다.

외국계 국제학교 유치원은 교육환경과 커리큘럼이 우수하고 영어도 잘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학비가 매우 비싸다. 다양한 교육적 체험을 제공하고 교사진도 우수하므로 아이들이 좋아하지만 영어로 모든 수업을 따라가는 것 역시 아이들에게 부담이 된다. 대부분 학교 식당이 있으나 유치원 아이들의 경우 스스로 학교 식당을 이용하기 어려우므로 학부모들은 매일 도시락 싸는 게 숙제다.

한국 국제학교 유치원이나 한인교회 유치원은 한국어를 사용해서 한국 교사에게 배운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한국 국제학교 유치원의 경우 한국 공립 유치원 교사진이 파견 근무하며 한국 유치원 누리과정을 가르친다. 영어나 중국어 부담이 적고 한국어를 사용하며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 아이들의 부담을 줄여준다.

싱가포르 한국 국제학교 유치원 놀이터. 마치 숲속처럼 푸른 나무와 잔디밭 속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6세(K1)부터는 한국어 교사와 영어 교사가 공동 담임을 맡아 영어 교육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 곳에선 한국식으로 밥, 국, 반찬으로 이뤄진 급식이 제공된다. 아이들이 먹기 좋은 것은 물론 학부모도 따로 도시락을 싸지 않아도 돼 편하다. 학부모 입장에선 무엇보다 아이들이 영양이 풍부한 한국식 식사를 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

싱가포르에선 유치원(Kindergarten) 외에도 정부에서 보조하는 보육센터(Childcare Center)가 운영되고 있다. 보육센터는 'Infant Care(생후 2개월부터 18개월까지)', 'Child Care(생후 18개월부터 만 6세까지)', 'Student Care( 만 7세부터 만 14세까지)'로 나눠고 오전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전일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방학이 없고 점심 저녁 식사와 간식이 제공된다. 보육센터는 교육보다는 돌봄이 주가 되는 시설이다. 따라서 낮에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고 낮잠을 자는 것이 모두 포함된다.

대다수 한국인 학부모는 교육 선진국으로 정평이 난 싱가포르의 유아교육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하지만 이후 아이들의 초등학교 진학 등에 있어선 공통적으로 고민이 많다. 싱가포르 로컬 초등학교는 비용이 저렴하고 교육의 질이 높아 학부모들이 선호하지만 싱가포르 시민권자 우선이라 들어가기가 매우 어렵다. 그렇다고 외국계 학교를 보내자니 학비가 너무 비싸고 싱가포르까지 와서 계속 한국 학교를 보내는 것도 탐탁지 않다. 낯선 선택지를 손에 든 고민은 계속되는 것이다.

싱가포르=박은희 객원기자  dhmr0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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