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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재팬]대기업 진출로 日오가닉 시장 '쑥쑥'

일본 오가닉(유기농)의 역사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만 해도 오가닉이라는 용어의 정의조차 없었다. 이후 오가닉 전문점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했고 그 중에는 문제가 있는 제품이 시장에 출시된 적도 있다. 오가닉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최근에는 식품 뿐만 아니라 화장품, 면제품 등에 관련한 인증기관 및 단체가 각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일본 오가닉 마켓 조사보고서(오가닉 마켓리서치 프로젝트 2011년 6월)에 따르면, 일본 유기농식품 시장규모는 1300억~1400억 엔 정도다. 여기에 특별재배농산물 등 안전성과 환경에 배려한 식품을 더한 시장규모는 약 6000억 엔으로 일본 내 유기농 시장의 잠재력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내 유기농식품 시장규모는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차별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일본 농산물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생산물’이라는 이미지가 이미 정착돼 있어 유기농 제품과 일반 제품의 차이가 애매하다. 일본 사람들은 대개 “식품은 가까운 거리에서 재배되고 있는 것을 먹는 것이 신선하고 맛도 있다”고 생각한다. 또 ‘저농약’이면 충분히 좋은 식품이라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다. 이런 상황이니 유기농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일반 소비자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유기농 식품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이다.

JAS마크 부착한 유기농산물, 현지 사진제공 : 가고시마현 사토 사야카(佐藤 さやか)

유기농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일본 정부는 2000년 ‘유기JAS(유기농 식품의 일본 농림규격)’ 제도를 도입했고, 2006년부터는 ‘유기농업추진법’ 인증 제도도 시작했다. 인증 제도를 통해 유기농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일반 제품과 혼동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 정부의 이런 유기농 시장 육성 정책 덕분에 2017년 현재 일본 농림성에 등록된 유기농 관련 인증기관은 100여 개에 달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대기업의 일본 유기농 시장 진출이다. 덕분에 주문형 판매 중심이던 오가닉 시장에 지난해부터 일반 유기농 소매점이 생겨나고 있다.

일본의 대형 유통그룹인 이온(AEON)은 최근 프랑스 유기농산물 전문기업인 비오세봉(Bio C’Bon)과 협력해 오가닉슈퍼 ‘비오세봉’ 1호점을 됴쿄 아자부주방(麻布十番)에 오픈했다. 이곳에선 유기농 농산물은 물론이고 유기농 화장품, 유기농 수입와인, 유기농 가공식품 등을 취급하고 있다. 이온은 유기농 상품을 슈퍼에서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기농 제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유기농가 육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비오세봉 슈퍼, 현지 사진제공 : 가고시마현 사토 사야카(佐藤 さやか)

건강한 생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패션업계에도 오가닉 바람이 번지고 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無印良品)은 오가닉 코튼을 사용한 티셔츠를 다양한 색상으로 만들어 단 돈 1000엔에 판매하고 있다. 싼 가격과 질 좋은 소재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생활 전반에서 건강과 안전,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일본인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지난해 11월에는 ‘제1회 오가닉 라이프 스타일 EXPO’가 열렸다. 193개 회사 및 단체가 참가했고, 이틀간의 행사 기간 동안 약 2만 명의 사람들이 다녀갔다. 유통 대기업 로손 등이 다양한 유기농 식품 및 화장품, 의류 등을 전시해 일본 사회 전반에 유기농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올해 7월 말에는 ‘제2회 오가닉 라이프 EXPO’가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유기농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화장품이나 패션 등이 견인한 역사가 있다. 라이프 스타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화장품과 패션이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이끌고 이는 다시 유기농업과 음식에 대한 의식 변화로 이어진 것이다.

지금 일본에서는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유기농을 중심으로 한 ‘착한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멀리 떨어져 있는 큰 슈퍼나 종합 소매점보다는 주거지에서 가까운 소비자 밀착 소매점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건강하고 신선한 유기농 제품에 대한 관심도 점차 더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일본의 건강한 먹거리와 안전한 생활용품, 친환경적인 라이프스타일 등을 한껏 소개할 계획이다. 독자들의 생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인선 객원기자  insunkim614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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