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글패밀리4+1]우리 집에 셋째가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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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글패밀리4+1]우리 집에 셋째가 왔어요
  • 임지혜 기자
  • 승인 2018.04.10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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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글이네'에 셋째가 찾아 왔어요!"

듬직하지만 허당기 많은 아빠, 까칠하고 자기애가 강한 엄마, 설명이 필요 없는 말썽꾸러기 두 딸. 우리 집의 가족 구성원은 지금 이대로 변함이 없을 줄 알았다. 

여느 때와 같이 저녁 9시에 아이들을 재우고 남편과 TV 예능프로그램을 보며 치맥(치킨+맥주)을 즐겼다. (우리 부부의 유일한 자유시간이다. ㅋㅋ) 요즘 통 입맛도 없고 음식만 먹으면 소화가 안돼 밥 한술 제대로 뜨지 못했는데 그땐 왜 그랬는지 '지금 내가 치킨을 먹지 않으면 안 된다'는 최면에 걸린 듯 치킨을 흡입했다. 

"여보, 나 요즘 너무 소화가 안돼서 퇴근길에 약국에서 소화제 사는 김에 나도 모르게 임신테스트기도 샀어. 웃기지? 소화제 얼마 안하는데 그것만 카드 결제하기 죄송하더라고."

우리 가족계획에 셋째는 없었기 때문에 별 필요가 없던 임신테스트기. 뭔가에 이끌린 듯 운명처럼 테스트기를 구매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남편에게 장난을 치기 위해 그냥 해본(?) 테스트기의 '빨간 두 줄' 표시에 나는 멘붕(멘탈 붕괴)에 빠졌다. 

#2 부모란 무게 

계획에 없던 셋째와의 만남에 뒤통수를 후려맞은 듯 당황했던 것이 사실이다. 첫째나 둘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와는 너무나도 다른 느낌이었다. 마냥 기쁘고 감사했던 이전과 달리 셋째 임신 사실은 솔직히 충격이었다.  

남들보다 좀 어린 나이에 결혼해 사회초년생부터 함께 했던 우리 부부. 아이를 낳고 핏덩이 같은 녀석들의 양육을 부모님께 부탁드리며 지금까지 이 악물고 아등바등 바쁘게 살아왔다.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다 해주겠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집에 셋째가 찾아왔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머릿속에는 온통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찼다. '내가 잠시 육아휴직을 하는 동안 남편 혼자 벌어서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을까' '집을 넓히고 차도 바꿔야 할텐데 어쩌나..' '두 아이도 엄마 아빠의 사랑을 나눠야 할 텐데 스트레스를 받진 않을까' 이런저런 걱정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아마도 다자녀 가정을 이루게 된 부모라면 한 번쯤 나와 같은 고민을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엄마, 이제는 술이나 커피 같은 건 마시면 안돼! 아기 생각해서 몸에 좋은 것만 먹어야 해"

두 딸이 입덧으로 누워있는 나에게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이 말에 눈물이 핑 돌고 어찌나 고맙던지. 요즘 난임으로 고민하는 부부도 많은데 내가 얼마나 한심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깨닫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셋째보다 돈부터 걱정한 엄마라니.. 내 스스로 너무 한심하고 아기에게 너무 미안해졌다. '이제 보호해야 할 아이가 셋이 됐으니 강해지자!' 다짐하며 자리를 털고 일어나 스마트폰으로 '다자녀 지원'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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