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도남의 밥상]해산물 천국의 축복..삼천포 '파도한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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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도남의 밥상]해산물 천국의 축복..삼천포 '파도한정식'
  • 김기훈 기자
  • 승인 2018.02.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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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삼천포는 '해산물의 천국'답게 싱싱하고 다양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명성에 걸맞은 곳이 바로 한정식집. 삼천포의 한정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으리으리한' 한정식과는 좀 다르다. 푸짐한 백반에 더 가깝다고나 할까. 

그래도 구성은 빠지지 않는다. 제철 해산물 대여섯 가지에 각종 반찬까지,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는 아니더라도 상을 가득 채울 정도는 된다. 1만원 남짓한 착한 가격을 생각하면 황송할 따름. 그래서 지역민과 관광객의 든든한 밥상이 되는 동시에 술상이 되기도 한다.

오늘 소개할 파도한정식은 삼천포의 대표적인 해산물 한정식 식당이다. 용궁수산시장에서 걸어서 채 5분이 되지 않는 거리에 위치한 파도한정식은 간판만 봐도 해산물 한정식 딱 하나만 판다는 걸 알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나오는 홀과 몇 개의 방으로 이뤄진 실내는 모두 좌식 테이블로 돼 있다. 신발을 벗어야 해서 다소 불편하긴 하지만 한편으론 요즘같이 북극 한파가 기승을 부릴 때 따뜻한 방바닥에 앉아 언 몸을 녹이기에는 좋다.

해산물 정식이 대표 메뉴이자 유일한 메뉴이니 사실 메뉴판은 의미가 없다. 아래 적힌 메뉴들은 해산물 정식을 시켜야 추가할 수 있다. 일하는 아주머니들에게 몇 명인지만 얘기하면 그 인원에 맞게 해산물 정식이 차려져 나온다. 해산물 정식은 최근 가격이 올라 1만3000원이다. 국내산만 쓰는 이곳에서 식재료 원산지는 딱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1차로 먼저 기본 반찬이 나왔다. 경남 지방에서 즐겨먹는 방풍나물을 필두로 나쁘지 않은 손맛을 자랑하는 반찬들이다. 소시지와 메추리알 장조림은 좀 생뚱맞지만 이게 또 은근히 맛있긴 하다.

2차로 옆 동네 통영에서 키운 굴과 멍게, 병어무침, 병어회, 문어숙회가 추가됐다. 빨간 병어무침을 보니 입안에 침이 고이면서 입맛이 살살 돌기 시작한다.

3차로 삼치조림과 생선매운탕, 생선미역국이 더해졌다. 제철 해산물로 만든 주연 메뉴들이 상 중앙에 놓이니 주변의 조연들은 눈에 잘 안 들어온다. 

겨울에 먹는 굴은 당연히 맛있다.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니 비릿한 바다 내음이 오감을 자극한다. 쌉싸름한 멍게야 늘 맛있는 거고..^^ 

살짝 얼었다 녹은 병어는 서걱서걱 씹힌다. 선어회인 것을 감안해도 좀 퍼석해 다소 아쉬웠다.

병어의 또 다른 요리 버전인 무침은 특유의 새콤함이 좋다. 자칫 설탕을 많이 넣어 달 수 있는데 이곳은 단맛이 절제돼 어르신들이 특히 잘 드실 것 같다.

담백한 삼치를 구운 뒤 고추와 파 등을 넣어 만든 양념을 얹어 살짝 조렸다. 너무 담백해서 좀 심심할 수 있는 삼치에 매콤한 양념이 더해지니 손이 잘 간다.

생선매운탕은 보기와 달리 많이 자극적이지 않다. 수산시장이 지척이니 재료의 신선함이야 두말하면 입 아프고, 그래서 그런지 별다른 기교 없이 끓여낸 매운탕의 맛도 수준급이다.

매운탕에 들어간 잡어들로 끓인 생선미역국. 아주 담백한 맛인데 아이들 밥 먹일 때 유용할 듯싶다. 엄마 아빠는 매운탕, 아이들은 미역국. 물론 바꿔 먹어도 된다.^^

아주 뛰어난 음식 솜씨는 아니지만 쓸데없는 반찬 별로 없이 남해 바다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로 만든 똘똘한 밥상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파도한정식은 꽤 괜찮은 선택지다. 단 점심때쯤 문을 열어 저녁 8~9시면 문을 닫으니 너무 늦게 찾진 말자.

식사 전후로 용궁수산시장에 들러 생선회나 마른 생선, 각종 해산물 등을 구경하고 사는 것도 재미다. 직접 구입해보니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놀랄 정도로 쌌다. 용궁수산시장 뒤편에는 해산물 안주가 푸짐하게 나오는 포장마차촌이 저녁부터 늦은 새벽까지 영업하니 혹시 반주로는 뭔가 아쉬운 이들이라면 한 번 들러봄 직하다.

*해당 기사는 식당으로부터 어떤 혜택이나 대가를 받지 않고 기자 본인이 비용을 지불하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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