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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핫!두바이]'제3문화권 아이'로 키우는 첫걸음…'다름'을 수용하다
  • 두바이=김지은 객원기자
  • 승인 2017.05.1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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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뚝 떨어진 도시.

혹자는 두바이를 이렇게 표현한다. 사방을 둘러봐도 모래 뿐인 사막이었던 곳이 하루 아침에밤하늘의 별보다도 휘황찬란한 도시로 변했다. 그 과정이 너무나 짧았으니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황량한 사막에서 화려한 도시로 180도 탈바꿈한 두바이. 이 과정에서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근로자와 사업자들이 두바이로 몰려 들었다. 현재 두바이 거주자 중 아랍인의 비중은 고작 13%. 나머지 87%는 중동지역 밖에서 온 사람들이다.

두바이 국제학교의 한 교실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하고 있다. 서로 다른 모습의 아이들이 모여 다양한 문화를 교류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두바이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는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바로 아이들의 문화 정체성을 어떻게 지켜 주느냐 하는 문제다.

최근 두바이에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TCK’라는 약칭이 단연 화두다.

제3문화권 아이들이라는 뜻의 TCK(Third Culture Kid 혹은 Third Culture Individual)는 그들의 부모가 자라 온 문화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문화 속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을 뜻한다. 부모들이 성장해 온 문화권과 아이들이 현재 접하고 있는 문화권, 그리고 이 두 가지 문화가 융합되면서 만들어진 또다른 새로운 문화권. 이 복잡하면서도 다양한 문화 환경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제3문화권 아이들이다.

두바이 국제학교에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교실 앞에는 모든 학생들이 자라온 나라의 국기가 붙어있다.

두바이의 경우 이주자가 87%나 되니, 두바이 아이들의 경우 10명 중 8~9명이 제3문화권 아이들인 셈이다.

아이들은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과정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혼란에 빠지기 마련이다. 늘 새로운 도전에 맞닥뜨리는 아이들을 위해, 또 이 아이들을 혼란 속에서 구해 주고자 하는 부모들을 위해 TCK를 주제로 하는 토론회가 종종 열린다. 국제학교에서도 부모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설명회를 갖는다.

물론 딱 부러지는 정답은 없지만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조언이 한가지 있다. 다름을 인정하는 방법을 알려주라고. 어디에서 왔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어른들의 문화를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성장 캔버스'에 쾅쾅 도장을 찍어줄 필요는 없다. 다양한 문화들의 교집합 속에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만의 문화를 창조해가는 것을 지지해주면 되는 것이다.

두바이 국제학교의 행사 중 ‘인터내셔널 데이(International Day)’가 있다. 이 날 아이들은 자신의 나라의 전통의상을 입고, 국기를 들고 문화와 음식을 설명한다. 상당 수의 아이들은 부모의 나라, 내가 태어난 나라, 내가 자라온 나라가 각기 다르다. 이 경우 아이가 직접 원하는 나라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 내가 태어나지 않았어도 내가 자라면서 애착을 가진 곳이라면 그 나라의 국기를 흔들고 그 나라의 문화를 소개한다. 문화를 강요하는 대신 아이들이 느끼고 표현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다양한 문화가 한데 섞여있는 두바이. 때로는 어지럽고 때로는 혼란스럽지만, 이 과정에서 ‘다름’을 이해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른들도 아이들의 ‘서로 다름’을 지지해주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다.

두바이=김지은 객원기자  kje102@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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