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도남의 밥상]뜨끈한 복국 한그릇에 겨울나기 거뜬..삼천포 '풍년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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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도남의 밥상]뜨끈한 복국 한그릇에 겨울나기 거뜬..삼천포 '풍년복집'
  • 김기훈 기자
  • 승인 2018.01.1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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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TV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에피소드에 등장해 더 친숙해진 경남 삼천포. 20여 년 전 사천군과 통합돼 지금은 행정구역 상 사천시에 속해 있지만 우리에겐 여전히 삼천포라는 지명이 익숙하다. 

삼천포는 붉은 낙조와 바다, 섬 등이 어우러지는 뛰어난 풍광만큼이나 남해 수산물의 대표 집산지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곳에 들린다면 굳이 애주가가 아닐지라도 저녁에 가벼운 술 한 잔은 불가피(?)하다. 눈앞에 펼쳐진 싱싱하고 저렴한 해산물을 보고 있으면 절로 밥맛 술맛이 돌기 마련이다. 한 잔 두 잔 술잔을 비우다 보면 다음 날 아침 쓰린 속을 부여잡고 해장거리를 찾는 자신을 보게 된다.

오늘 소개할 풍년복집은 최고의 해장음식인 동시에 겨울철 추위를 녹이는 데 그만인 복국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다. 원래 낡은 슬레이트 지붕에 삐걱거리는 미닫이문이 인상적인 허름한 식당이었으나 같은 자리에 새로 건물을 올려 이제 꽤 번듯한 외관을 자랑한다.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시원하게 트인 주방이 눈에 들어온다. 그릇이며 집기류들이 깔끔하게 정돈돼 있다. '오신 손님 모두 부자되세요'라는 액자 문구처럼 모두 부자가 되면 좋으련만..

몇 개의 방으로 이뤄진 실내는 입식 테이블과 좌식 테이블 자리로 나뉜다. 본인이 편한 대로 골라 앉으면 된다.  

풍년복집의 주력은 참복국이다. 흔히 복은 '은밀까참황(은복-밀복-까치복-참복-황복)'이라고 해서 뒤로 갈수록 맛이 좋고 귀한 것으로 친다. 당연히 가격 또한 뒤로 갈수록 높아진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선 턱없이 높은 가격 탓에 쉽게 접하기 어려운 게 참복인데, 이곳에선 1만5000원(복 건더기가 더 많이 들어간 '특 복국'은 2만원)이라는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맛 볼 수 있다.

오래된 식당이지만 깔끔하게 관리된 주방처럼 테이블에 비치된 양념통도 말끔하게 정리된 채 비치돼 있다. 간장과 와사비(고추냉이)도 싸구려 제품은 안 쓴다.

메인 음식이 나오기 전 10가지의 반찬이 먼저 차려졌다. 화려하진 않지만 바다 내음 나는 몇 가지 반찬과 경상도식 김치가 입맛을 돌게 한다.

기다리던 복국이 등장했다. 일단 성인 남성이 혼자 먹기에도 만만찮아 보이는 커다란 뚝배기 그릇이 시선을 확 잡아끈다. 숟가락을 넣어 휘휘 저어 보니 큼지막한 참복 덩어리 4~5점에 미나리와 콩나물이 푸짐하게 들어 있다.

복국 옆에 놓인 비빔 그릇의 용도는? 

바로 이렇게 복국에 든 미나리와 콩나물을 건져 초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밥과 비벼 먹는 데 쓴다. 수도권에선 복국을 먹은 뒤 죽으로 마무리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삼천포나 통영 등 경남 지방과 복 소비량이 많은 대구 등지에선 이렇게 복국에 든 채소 건더기를 밥과 비벼 먹거나 아예 따로 무쳐 먹는다. 복의 시원한 맛이 가득 배인 채소 건더기가 훌륭한 반찬이자 술안주가 되는 셈이다. 

국물은 보는 바와 같이 아주 맑고 담백하다. 별다른 조미료 없이 싱싱한 복과 채소가 제대로 시원한 맛을 낸다. 뜨거운 국물을 후후 불면서 연신 입으로 밀어 넣으니 한겨울 추위가 달아나는 것은 물론 땀까지 줄줄 흐를 지경. 해장은 이미 완료됐고 이제 보양 모드다.

삼천포 옆 동네인 통영은 우리나라 굴 생산량의 70%를 담당하는 굴 최대 산지. 당연히 삼천포에서도 굴을 쉽게 먹을 수 있다. 신선한 굴과 제철 무를 함께 무쳐 낸 굴무침을 복국과 곁들이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삼천포는 인근의 통영이나 여수 등에 비해 관광지로는 덜 알려져 찾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 그러나 막상 가보면 탁월한 경치와 풍부한 먹거리가 이들 지역에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올겨울 삼천포에 들러 아름다운 남해 바다를 마음껏 감상하고 그 바다가 내어 준 싱싱한 해산물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물론 다음날 속풀이 아침식사로는 복국을 추천한다.

*해당 기사는 식당으로부터 어떤 혜택이나 대가를 받지 않고 기자 본인이 비용을 지불하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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