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초에 스쿨버스가 떴다..학부모 "아침이 여유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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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초에 스쿨버스가 떴다..학부모 "아침이 여유로워요"
  • 임성영 기자
  • 승인 2020.10.2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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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가 회사에 나가든 집안일을 보든 상관없이 아이가 있는 집 아침 풍경은 아마 거의 비슷할 거예요. 그야말로 '출근&등교 전쟁'이죠. 그런데 아이가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면서 모든 가족에게 여유가 생겼어요. 아,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사립이 아닌 공립 초등학교예요"(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현아 씨) 

서울시의 한 초등학교 스쿨버스가 아이들을 태우고 운행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공립 초등학교 스쿨버스 지원 사업은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6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등하굣길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과 함께 어린이 대상 범죄를 사전에 차당하고 안전하고 즐거운 하굣길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운영하고 있는데요. 많은 학부모가 사업이 취지대로 잘 이루어지고 있는 건 물론 가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다만 한정된 예산으로 극소수의 학생만이 지원을 받고 있다는 건 아쉬운 점으로 꼽힙니다. 

◇엄마·아빠·아이 모두 만족.."더 많은 친구들 스쿨버스 탈 수 있길"

부부 모두 회사에 다니는 이준영(42세) 씨는 "초등학교가 어린이집보다 등교 시간이 더 늦는데 돌봄 교실도 되지 않아서 등원 도우미를 불러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면서 "학교 스쿨버스 운행으로 아이를 버스에 태운 후 출근하면 시간이 딱 맞아서 아침 부부 싸움 횟수가 확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단지 바라는 게 있다면 더 많은 친구가 스쿨버스를 탈 수 있게 돼 더 많은 부모가 우리처럼 조금이나마 편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맞벌이 가정뿐만 아니라 집과 학교와의 거리가 꽤 먼 경우에도 스쿨버스 만족도가 높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최하나(37세) 씨는 "아이 걸음으로 학교까지 20분 정도 걸리는데다 큰 길 한 곳, 작은 길 대여섯 곳을 건너야 해서 혼자 보내기엔 위험했다"며 "스쿨버스 운행으로 학교 앞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시의 공립 초등학교 스쿨버스 지원 사업은 희망하는 학교의 신청을 받아 시 관계자가 학교 근처 현장을 확인한 후 심사를 통해 선정하는데요. 학교 앞에 큰 도로가 있거나 인도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등 등·하교 여건이 열악한 학교에 우선 배정합니다. 지원금에 △차량 운행 경비 △운전자 인건비 △탑승보호자 인건비는 물론 △스쿨버스 안전교육비도 포함돼 있어 학교와 학부모가 부담하는 금액은 전혀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정부나 시에서 제공하는 다자녀 혜택보다 스쿨버스 지원이 훨씬 낫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세 아이를 기르고 있는 한지윤(45세) 씨는 "아침에 아이 셋을 각각 학교와 유치원에 보내고 나면 이미 체력이 바닥나는데 한 명이라도 스쿨버스로 등교 시키니 살 것 같다"면서 "사립초와 다르게 비용도 들지 않으니 어정쩡한 다둥이 혜택보다 낫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이들의 만족도도 높습니다. 서울 강동구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김예지(9세) 학생은 "아침에 혼자 학교에 걸어가다 보면 차가 빨리 다녀서 무서웠다"면서 "스쿨버스를 타면 친구들이랑 같이 가서 즐겁고, 교문 앞에 내릴 수 있어 무섭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기준 한 해 예산 40억원 가량..서울시 관계자 "수요 많지만 예산 한정"

하지만 이런 혜택을 받고 있는 학교와 학생의 수는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난 2015년 서울시내 33개 학교가 스쿨버스 운행 사업비를 지원받은데 이어 2015년 40개 학교, 2017년 48개 학교 등 지원 받았고요. 올해는 총 57개 학교가 선정돼 스쿨버스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내 공립 초등학교가 560개인 걸 고려하면 약 10%의 학교 만이 스쿨버스 지원을 받고 있는 겁니다.  

아이들에게는 안전한 등굣길을, 학부모에게는 여유로운 아침을 안겨주는 만족스러운 지원 사업임에도 전폭적인 확대가 불가능 한 건 역시나 '예산' 때문입니다. 지난 2016년 26억원, 2017년 29억원, 2018년 36억원의 예산이 집행됐습니다.  

서울시 평생교육국 교육정책과 관계자는 "시 재정여건을 고려해서 예산비를 집행하고 있어서 지원 학교를 확 늘리기는 어렵다"면서 "스쿨버스 지원을 원하는 수요는 많지만 예산 지원이 늘어나거나 이전에 이용하던 학교가 지원받지 않겠다고 해야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이라 새로 들어가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학부모님들로부터 스쿨버스 운행에 대한 요구가 많지만 시 사업에 선정되는 것이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면서 "조금 더 지원금을 늘렸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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