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담임따라 '온도차'.."부모 개학vs이제 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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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학 담임따라 '온도차'.."부모 개학vs이제 적응"
  • 임성영 기자
  • 승인 2020.04.2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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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시 국어 수업을 EBS 2TV를 통해 시청하고 있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0일 초등학교 1·2학년까지 온라인 개학에 돌입하면서 전국 540만명의 학생이 2020학년도 1학기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개학 초반엔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 등의 서버 문제로 교육 관계자들이 진땀을 빼기도 했지만 이제 시스템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는데요. 하지만 집에서 아이들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 부모들 입에선 '온라인 개학이 아닌 부모 개학'이란 볼멘소리가 쉴 새 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학교와 담임선생님에 따라 부모 개학의 온도차가 큰 모습입니다.

경기 안양에 사는 최윤미(34세) 씨는 "매일 오전 담임 선생님이 온라인 클래스팅을 통해 내주는 과제를 사진으로 찍어서 과제방에 올려야 한다"며 "부모들이 경쟁적으로 올리다 보니 '나도 질 수 없다'는 생각에 신경을 많이 써 머리가 아프다"고 토로했습니다. 

현재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의 경우 주요 수업은 교육방송(EBS)을 통해 이루어지는데요. △1교시(오전 9시~9시30분)는 EBS 국어 △2교시(오전 10시~10시30분) 역시 EBS 수학을 시청하고, 3·4·5교시는 각 학교와 담임 선생님이 개별적으로 제작·선택한 영상을 시청하거나 과제를 수행하는 식입니다.

EBS를 시청하는 1·2교시 수업은 이제 아이와 부모 모두 적응을 해가는 모습입니다. 문제는 3교시 이후인데요. 우선 과제의 양이 많고 아이들의 수준보다 높은 경우 부모가 옆에 붙어 봐주지 않으면 해낼 수 없습니다. 또 해당 반 학생과 부모들이 모두 볼 수 있게 온라인상에 공개적으로 과제를 내야 하는 경우 아이들이 아니라 부모들이 경쟁적으로 과제를 수행하면서 정신적인 피로도가 높다는 겁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한수지(34세) 씨는 "1학년 치고 과제의 양이 많고 선생님이 오전에 올리신 알림장만으로 이해되지 않는 과제들도 있다"면서 "저녁에 클래스팅 과제방을 보면 부모들의 질문 글이 쏟아져 있는데 과연 아이들이 숙제를 하고 있는 건지 부모가 숙제를 하고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부모 중에선 아이를 대신해 과제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이무연(40세) 씨는 "과제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 아이와 실랑이하는데 지쳐서 퇴근 후에 내가 대충 하고 사진을 찍어 올린다"며 푸념했습니다.

재택근무 중인 엄마와 과제를 하고 있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 

물론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 1·2학년 학부모가 온라인 개학과 씨름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진하연(39세) 씨는 "온라인 개학 전 담임선생님이 '부모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아이들이 학교 올 준비를 차근히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는 글을 쓰셨는데 덕분에 심리적 부담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담임 선생님의 세심한 배려로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등의 댓글을 달지 않다 보니 불필요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 과제 역시 개학 후 선생님께 직접 제출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비교할 일이 없어 편하다는 겁니다. 

인천 남동구에 사는 김미경(38세) 씨 역시 "담임 선생님이 영상을 직접 만들어 주시는데 나름 재미가 있더라"면서 "숙제는 1학년 수준에 맞는 동시·동요 쓰기 등이라 크게 신경 쓸 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과 1학년 아이를 둔 박현진(36세) 씨는 "처음엔 이것저것 챙겨주다 보니 불편했는데 어느 순간 이렇게 다 해주면 아이가 학교 가서 잘 적응할지 의문이 들더라"면서 "이제 아이가 할 일은 아이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책임도 지게 하니 괜찮아졌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교육부는 초·중·고교 등교 개학 시기와 방법을 5월 초에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감염병 전문가와 교원·학부모 의견을 수렴한 뒤 등교 개학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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