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장바구니 어쩌지"..사라진 마트 포장 테이프에 우왕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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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장바구니 어쩌지"..사라진 마트 포장 테이프에 우왕좌왕
  • 임지혜 기자
  • 승인 2020.01.2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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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자율포장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포장용 테이프와 플라스틱 끈(노끈)이 사라진지 3주가 지났습니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지난 1일부터 환경부와의 협약에 따라 종이상자 포장용 테이프와 노끈을 이달부터 없애기로 결정했기 때문인데요. 

3주라는 시간 동안 고객들은 이 시스템에 얼마나 적응했을까요? 설 명절을 앞두고 올리브노트가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대형마트를 찾아 살펴봤습니다. 

◇포장용 테이프 찾아 우왕좌왕.."설 때문에 장도 많이 봤는데"

"저기, 여기 (포장용)테이프는 다 어디 갔나요?"

경기도 지역 A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오는 아저씨 한 분이 제게 한 질문입니다. 포장재 폐기물 감축을 위해 대형마트에서 포장용 테이프와 노끈 사용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하자, 그는 카트 안에 가득 싸인 짐을 보고 한숨을 쉬며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길게 늘어선 계산대 중간 중간 계산을 하려는 고객과 이미 계산을 했다가 다시 돌아와 박스 테이프와 노끈의 행방을 묻는 고객들이 뒤엉켜 정신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정책을 시행한지 3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이 사실을 모르는 고객이 많았고, 알고는 있었지만 장바구니를 들고 오지 않아 당황해하는 고객이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종이박스도 없애려고 했지만 소비자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종이박스는 남겨두기로 합의했는데요. 만약 그랬다면 대형마트 안이 꽤 혼란스러웠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단을 딱지 접듯이 포갠 상자.
하단을 딱지 접듯이 포갠 상자.

계산대를 지나 박스 포장대로 가봤습니다. 종이상자는 이전과 같이 잔뜩 쌓여 있었지만 상자가 찢기지 않도록 붙이는 테이프와 상자를 가져가기 편하게 묶을 수 있는 노끈, 가위 등의 도구들은 볼 수 없었습니다.  

이전 같았으면 납작하게 접힌 상자를 네모반듯하게 만들고 상자가 터지지 않게 테이프로 포장했는데요. 이제는 딱지 접듯 상자 하단을 서로 포개지도록 접어 물건을 담아야 합니다. 구매한 물건이 가볍고 양이 적은 경우 이 방법으로 큰 문제 없이 상자를 옮길 수 있었지만 구매한 물건을 다 넣어 무게가 무거워지니 상자 아랫부분이 터져 옮길 수 없었습니다. 

마트를 찾는 또 다른 고객 유성희(52세) 씨는 "설이라서 산 물건이 많은데 이전 같으면 큰 박스에 한 번에 담았을텐데 오늘은 4개 박스로 나눠 담았다"며 "환경을 위해서 그런다니 적응은 해야겠지만 불편하긴 하다"고 푸념했습니다. 

결국 유 씨는 하단을 딱지처럼 포개 접은 마지막 상자를 혹시라도 쏟아질까 느린 걸음을 주차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대부분 고객 "환경 위한 일이니 불편하나 동참"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바구니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고객 중에선 마트 계산대에서는 장을 본 물건에 더해 판매용 장바구니를 구매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일정 금액의 판매 보증금을 마트에 지불하고 장바구니를 빌리는 고객도 더러 있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B대형마트를 이용한 임경은(32세) 씨는 "다른 볼일을 보다 급히 마트에 오느라 장바구니를 챙기지 못했다"면서 "마트에서 장바구니를 사는 게 돈 아깝긴 하지만 한 번 사두고 잘 챙기기만 하면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신경 써서 지켜야겠다"고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고객이 박스 테이프와 노끈이 없어져 불편함을 느꼈지만 대부분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 공감하며 장바구니 사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대여 장바구니 회수율 약 20%.."장바구니 재구매보단 종량제 봉투·접이식 핸드카트"

다만 일각에선 장바구니를 들고다니는 게 몸에 익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이런 정책을 사용함에 따라 장바구니를 계속 사는 행위가 오히려 환경 오염을 시키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실제로 대여 장바구니 회수율은 약 20~3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회수되지 않은 70% 가량의 장바구니 중 일부는 버려졌거나 혹은 사용하지 않은 채 내버려져 있다고 볼 수 있고요. 그럴 경우 고객은 마트에 와서 또 장바구니를 살 수 있겠죠.

인천 연수구에 사는 김현성(40세) 씨는 "대여 장바구니를 사용하거나 쇼핑백을 계속 구매하는 것이 포장용 테이프를 안 쓰는 것과 비교해 더 나은 일인지 모르겠다"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바구니를 들고다니는 게 습관이 돼야 하는데 과연 잘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만약 장바구니가 집에 있는데 깜빡 잊고 가지고 오지 않았다면 재사용 종량제 봉투를 구매하는 걸 추천합니다. 짐이 많지 않다면 상자 하단을 접어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고요. 장바구니나 종량제 봉투에 무거운 물건을 넣어 들고 가는 게 힘들다면 접이식 핸드 카트를 사용해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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